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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술만 끊어도 위험 63% '뚝'

1만9천명 10년 추적관찰…"완전히 금주해야 효과, 절주는 효과 떨어져"

술을 마시던 사람이 완전히 금주하면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63%까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국제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따르면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이대인 교수와 충북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재우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5~2012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1만9천425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 변화가 심방세동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박동이 너무 늦거나, 빠르거나, 규칙적이지 않은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심방이 가늘게 떨리는 '세동'(細動) 현상이 나타나면서 맥박수가 분당 80∼150회 정도로 빠르고 불규칙한 상태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증상으로는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지 못하면서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대거나 답답하고,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이 오기도 한다. 때로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은 다른 증상보다도 심장 안에서 피가 굳는 혈전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떨고 있기 때문에 심방 안에 혈전(피떡)이 잘 생기는 것이다.

    
이 혈전의 일부가 떨어져 동맥을 타고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하고, 다른 부위의 동맥혈관을 막으면 그 위치에 따라 복통, 옆구리 통증, 하지 통증 등의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뇌졸중의 약 20% 정도는 심방세동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방세동의 확실한 원인 중 하나는 과도한 음주다. 특히 추석과 설 등 명절 연휴에는 단시간의 폭음으로 심방세동이 더 잘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과음을 일삼던 사람이 명절같이 긴 연휴 기간 알코올과 고열량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서 심장 이상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의학계에서는 이를 '연휴심장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 HHS)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금주는 확실하게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연구 참여자를 지속적인 과음 그룹(1만629명), 절주 그룹(8천419명), 완전 금주 그룹(377명)으로 나눠 약 10년 동안의 심방세동 발생률을 추적 관찰했다.

    
이 결과 완전 금주 그룹은 지속적인 과음 그룹에 견줘 심방세동 발생률이 63%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단순히 음주량을 줄인 그룹의 경우 과음을 지속한 그룹과 심방세동 발생률에 통계적인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는 양쪽 심방의 전기적,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심방세동 위험을 증가시킨다"면서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금주와 심방세동의 연관성이 대규모 연구로 확인된 만큼 돌연사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술을 완전히 끊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명절 연휴에 금주가 어렵다면 '원샷'과 '폭탄주' 등의 폭음이라도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이동재 교수는 "연휴심장증후군은 심장 리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트륨 섭취량이나 과식,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과음이나 폭음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