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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시론] 윤대통령 협치·쇄신을 기대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홍철호 전 의원을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선 배경을 설명하고 문답의 시간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인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지 1년 5개월 만에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재개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마평에 오른 최측근 대신 중량감 있는 관록의 정치인과 기업인 출신 전직 의원을 고위 참모로 기용한 것도 눈길을 모았다. 국정운영 방식과 태도를 바꾸겠다는 의지의 발로이기를 기대한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국민들에게 더 다가서서 우리가 나아가는 정책 방향에 대해 더 설득하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소통 문제가 국정 동력을 떨어트리고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을 수긍하는 자세로 비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앞으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당뿐 아니라 야당을 잘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단독 회동을 추진한 것이 그 출발점이라는 의미로 보인다.  이 대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이견을 좁혀보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으면 한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정으로 달라졌다는 믿음을 주려면 대통령을 둘러싼 용산의 참모그룹, 특히 비서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동안 대통령실을 이끈 김대기, 이관섭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정책 추진 보좌와 용산 안살림 챙기기에 주력해 관료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사람이 태생적으로 정치권 생리에 어두운 탓에 야당과의 물밑 협상은 언감생심이었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뒤로 두 사람은 공식 기자회견 한번 주선하지 못해 언론을 통해 생생한 민심이 전달되는 길이 막혔다. 역대 정권의 실패 사례가 말해주듯 정무 및 소통 기능 부재는 대통령이 내부 논리에 갇히고 나날이 바뀌는 세상과 호흡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바로 여기에 신임 정 비서실장의 역할이 있다. 윤 대통령에게 언제든 쓴소리를 해 민심을 체감케 하는 한편 대통령 눈치를 보거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인의 장막이 있다면 단호하게 걷어내야 한다. 정 비서실장은 15년간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누빈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거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권력 생리에 밝은 데다 서울과 충청권에서 낙선을 경험해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는 평이다. 당연히 보수 진영에 나라를 맡긴 대선 민심이 왜 2년 만에 대통령과 여당에 등을 돌렸는지 그 원인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총선 참패에 대한 진단이 반성에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민심과 윤 대통령을 이어주는 가교가 되려면 고언을 마다하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악역을 자처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을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선 절대 의석을 지닌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독자적 힘으로는 개혁과제를 완수하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 위에서 단단한 협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용산의 컨트롤타워가 된 정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전면적인 인적쇄신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내각과 대통령실의 면모와 체질을 바꿔 국민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국정의 순항 여부를 가를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