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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택배 과대포장 규제' 본격 시행 앞두고 '예외' 대거 인정

세부기준 행정예고…'유리'에 적용 않는 등 각종 예외 포함

 

[문화투데이 김태균 기자] 정부가 '택배 과대포장 규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예외'를 대거 인정하기로 했다.

 

만물(萬物)이 택배로 배송되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기준으로 과대포장을 막으려다 보니 예외를 다수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그 탓에 '유명무실한 규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위한 '제품의 포장재질 및 포장방법에 대한 간이측정방법 고시' 개정안을 5∼25일 행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연 매출이 500억원 이상인 제품 제조·수입·판매업체에 적용되는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목적의 제품 포장', 즉 택배는 포장을 한 차례만 해야 하고 포장공간비율은 50% 이하여야 한다는 규제다.

 

포장공간비율은 '포장재 면적에서 제품이 차지하는 면적을 빼고 남은 공간의 비율'이다. 쉽게 말하면 '상자에 물건을 채운 뒤 남은 공간'이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제품 크기에 딱 맞는 상자를 쓴 것이다.

 

과태료는 1차 위반 시 100만원, 2차 위반 시 200만원, 3차 이상 위반 시 300만원이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2024년 4월 30일 시행됐으나, 2년간 계도기간이 부여되며 단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부는 계도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고시 개정안에는 '유리·도자기·점토·액체·반(半)액체·녹는 제품과 '포장 기준을 준수했음에도 KS 포장 안전 시험에 불합격한 경우'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가 담겼다.

 

2개 이상 제품을 함께 포장(합포장)했거나 포장재를 재사용한 경우에도 과대포장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물류업체가 '택배 자동 포장·이송 장비'를 사용할 경우 상자(포장)의 가로·세로·높이 합이 '60㎝ 이상'인 경우에만 포장공간비율 규제를 적용한다는 예외도 개정안에 마련됐다.

 

기존에도 송장을 붙이기 위해선 포장의 가로·세로·높이 합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그보다 작은 포장에는 포장공간비율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는데 택배 자동 포장·이송 장비에는 가로·세로·높이 합이 60㎝ 이상인 상자와 비닐 포장재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경우에 규제를 더 완화한 것이다.

 

'짧은 두 변 길이가 각각 가장 긴 변 길이의 20% 이하'인 직사각형 형태의 '긴 제품'과 '두 번째로 긴 변 길이가 가장 짧은 변 길이의 4배 이상'인 '납작한 제품'도 포장공간비율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재생원료를 20% 이상 사용한 비닐 포장재나 종이 완충재를 사용한 경우 포장공간비율 하한선이 각각 60%와 70%로 높아진다.

 

재생원료 사용을 유도하고 종이 완충재는 플라스틱 완충재보다 더 많이 사용해야 비슷한 완충 효과가 나는 점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후부는 설명했다.

 

외국 쇼핑 플랫폼 판매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비닐 포장에 대해선 제품 크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 크기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포장공간비율은 상자에 맞춰 만들어진 기준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길이·폭·높이 합이 '32㎝ 초과, 39㎝ 이하'인 제품은 가로와 세로 길이 합이 60㎝ 이하인 비닐포장을 써야 한다.

 

기존에 인정된 예외까지 고려하면 '누더기 규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예외는 '보냉재는 제품의 일부로 보고 포장공간비율에서 제외', '상자 내 내부 격벽은 포장 횟수에서, 격벽과 상자 사이 공간은 포장공간비율에서 제외', '에어캡 파우치 포장은 포장 횟수에서 제외' 등이다.

 

다수의 예외로 규제가 복잡해지면서 단속을 기대하기도 어렵게 됐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목적의 제품 포장'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단속을 소비자의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소비자가 복잡한 규제를 전부 파악하고 있다가 신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택배 과대포장 규제가 '이상적이나 현실성이 없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하고 정책의 방향을 틀었어야 했으나 지금까지 끌고 오면서 없느니만 못한 규제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2022년 4월 도입돼 4년 만에 본격적인 시행을 앞뒀다.

 

앞서 기후부는 국내에서 132만개 유통업체가 1천만개 이상 제품을 소비자에게 택배로 보내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2024년 59억5천634개였다. 이는 전년(51억5천785개)보다 15.5% 늘어난 것이다. 2025년 택배 물동량은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65억개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