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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된 뇌의 기억력 저하 되돌릴 수 있다"

美 연구팀 "유전자 편집으로 뇌 해마 분자적 변화 조절…쥐 실험 확인"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기억력 저하는 뇌의 해마와 편도체 등에서 일어나는 특정 분자적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이 과정을 조절하면 기억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미국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 티머시 제롬 교수팀은 과학 저널 뉴로사이언스(Neuroscience) 최근호와 뇌 연구 회보(Brain Research Bulletin)에서 뇌에서 특정 단백질의 작동을 조절하는 'K63 폴리유비퀴틴화'와 'IGF2' 유전자가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롬 교수는 표준 동물모델인 쥐 실험에서 유전자 편집으로 K63 폴리유비퀴틴화와 IGF2 유전자를 조절, 늙은 쥐의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치매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와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많은 연구에서 노화가 진행되면 기억 형성과 저장에 중요한 뇌 부위인 해마(hippocampus)에서 신경 염증이 증가하고 시냅스 가소성 및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보고됐지만 그 발생 메커니즘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먼저 나이가 들면 뇌 속 단백질에 '작동 지침'을 붙이는 분자 태그 시스템인 'K63 폴리유비퀴틴화'(K63 polyubiquitination)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 해마와 편도체에서 이 과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K63 폴리유비퀴틴화 수준이 해마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고 편도체에서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도구(CRISPR-dCas13)로 해마와 편도체의 K63 폴리유비퀴틴화 수준을 낮추자 늙은 쥐의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롬 교수는 "두 영역 모두에서 K63 폴리유비퀴틴화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늙은 쥐의 기억력이 향상됐다"며 "이는 K63 폴리유비퀴틴화가 뇌 노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노화가 진행될 때 해마에서 기억 형성을 돕는 성장인자 유전자(IGF2)의 활성이 떨어지는 점에 주목, 그 과정을 분석하고 재활성화 방법을 모색했다.

 

분석 결과 이 유전자의 활성이 떨어지는 것은 유전자에 화학적 태그가 축적돼 발현이 차단되는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어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도구로 이 화학적 태그를 제거, IGF2 유전자가 다시 활성화된 쥐는 기억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롬 교수는 "이 연구는 기억력 저하는 단일 분자나 경로에 의해 일어나는 게 아니고 뇌 노화에도 여러 분자 시스템이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억력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발생을 이해하려면 더 넓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은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 기억력 저하를 겪고 그 변화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진다"며 "이 연구는 그 과정의 분자 수준 변화 중 일부를 되돌리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