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사장들에게 "화학군은 신속하게 사업 체질을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식품군에선 핵심 제품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유통군은 다양한 고객 니즈(요구)를 충족할 방안을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올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롯데 사장들에게 사업군별로 이런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 브랜드 가치와 생산성을 높이라고 지시했다.
신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상반기 실적을 평가하고 주요 경영지표 개선을 위한 선결 과제로 핵심 사업에 대한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우리에게 리스크(위험)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치명적인 잘못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CEO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최고경영자(CEO)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의 외부 환경을 정치적(Political), 경제적(Economic), 사회적(Social), 기술적(Technological) 요소 중심으로 분석하는 방식을 뜻하는 PEST(페스트) 관점 경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와 기술을 준비해 달라고도 했다.
신 회장은 CEO들이 실행할 구체적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 브랜드 가치 제고 ▲ 사업군별 전략 추진 가속화 ▲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브랜드는 우리 사업 경쟁력의 근간이자, 오랜 기간 축적해온 중요한 가치"라며 브랜드 강화를 주문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직원들의 직무 전문성을 강화하고 성과 중심의 인사체계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사장들에게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장려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도 했다.
이번 회의는 장남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부사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장기 경기 침체와 중국의 사업 확장 여파로 일부 계열들이 홍역을 치르고서 사업구조 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사업부별로 관련 산업의 변화 방향과 미치는 영향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패러다임을 바꾸는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롯데 측은 전했다.
식품·유통·화학 등 각 사업군 총괄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본원적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하반기 운영방침을 공유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롯데벤처스는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전략을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