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오이시이(おいしい·맛있어요)!"
지난 15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의 신라면 분식. 라면의 종주국인 일본 소비자들이 이곳에서 농심 라면을 먹고 맛있다고 외쳤다.
농심은 지난해 6월부터 패션과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진 하라주쿠의 다케시타 거리에서 신라면 분식을 운영하고 있다.
다케시타 거리는 평일 3만∼5만명, 주말 7만∼10만명이 각각 방문하는 곳이다. 평일인 이날도 거리에 인파가 몰려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정도로 북적였다.
매장에서 소비자들은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너구리 등 농심 제품을 즉석조리기로 조리해 맛볼 수 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아 신라면툼바를 먹은 토야마 마미 씨는 "매콤한 맛에 부드러운 크림이 더해져 좋다"고 말했다. 또 평소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남편과 함께 한국 라면도 종종 먹는다고도 했다.
신라면 분식은 하라주쿠를 찾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농심 라면을 톡톡히 알리고 있다.
호주에서 가족여행을 온 윌리엄은 "신라면(오리지널)을 먹었는데 맵지만 맛있었다"면서 호주에서도 신라면에 대해 들어봤다고 말했다.
신라면 분식에서는 한국에는 없는 제품을 포함해 22종류를 판매한다. 신라면만 오리지널과 툼바를 포함해 블랙, 레드, 스파이시치킨, 김치, 김치 볶음면 등 7종이고 너구리는 얼큰한 맛, 순한 맛, 볶음면 등이 있다.
신라면 분식 점장 김상국 씨는 한 달에 농심 라면 4천500개가 팔린다고 말했다.
그는 "판매량은 신라면툼바와 신라면(오리지널), 너구리 순한 맛 순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라면툼바는 신라면 분식에서 때때로 제품이 떨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농심 제품 중 특히 신라면과 출시 1년이 지난 신라면툼바는 일본 라면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라면과 신라면툼바는 3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 로손 전 점포에 입점했다.
연합뉴스가 도쿄 하라주쿠나 이케부쿠로, 긴자 등지에서 편의점과 슈퍼마켓 여러 곳을 둘러봤을 때 어디에서나 신라면이나 신라면툼바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너구리, 짜파게티나 육개장은 편의점에선 아직 볼 수 없었고 규모가 비교적 큰 슈퍼마켓에서나 찾을 수 있었다. 또 한국 라면은 농심 제품 외에는 보기 힘들었다.
편의점에서는 일본 현지 업체가 한국 스타일로 선보인 매운맛 라면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라면툼바 바로 위에 닛신의 '신면 한국풍 매운맛'이 새로 출시됐다는 안내가 붙은 채 진열돼 있었다. 이 제품은 고추를 그려 넣고 '매운라면'이라고 한국어로도 표기했다.
또 다른 신제품으로 메이지의 '한국짬뽕'도 편의점 진열대 자리를 차지했다.
일본 라면 시장 전체 규모는 7조 원 수준이다. 매운맛 라면 시장은 그 중 약 6%로 작지만,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농심은 일본 매운 라면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농심재팬 법인장 김대하 부사장은 하라주쿠 신라면 분식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부터 일본 라면 업체들이 매운맛 제품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이 심해지지만 매운 라면 시장이 커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 몇 년 뒤 매운 라면이 전체 시장의 10% 비중으로 확대되고 농심이 매운 라면 중 50%를 점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부사장은 일본에서 50대 이상은 매운 라면을 잘 먹지 못하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다면서 40대 이하 세대가 농심 라면의 주 소비층이라 말했다. 그는 "20∼30대 여성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가장 높고 신라면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일본 시장에서 신제품인 신라면툼바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라면에 이은 제2의 브랜드로 너구리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짜파게티는 호불호가 있어 너구리를 우선 키우고 있다. 너구리의 쫄깃한 면발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서 "향후에는 짜파게티, 감자면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너구리는 한국에서 매운맛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가 대부분인 것과 반대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일본에서는 순한 맛과 매운맛이 7대 3 비중이다.
농심은 3년쯤 전부터 너구리 포장에 제품명(너구리) 한국어 표기를 일본어보다 훨씬 크게 표기해 한국 라면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부각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놀이공원 후지큐 하이랜드와 협업해 신라면과 너구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에서 100㎞ 정도 떨어진 야마나시현 후지요시다시의 이 놀이공원 곳곳에는 신라면 테마의 조형물이 설치됐다.
농심은 놀이공원 푸드코트에서 신라면과 신라면툼바, 너구리 순한 맛을 활용한 협업 메뉴를 판매했다.
지난 17일 농심의 신라면 캐릭터(SHIN)와 너구리 캐릭터가 놀이공원 곳곳을 누비자 일본 청년들은 사진을 함께 찍으면서 "카와이(かわいい·귀엽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16일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도쿄'에서 너구리 테마 부스를 운영했다.
여성 위주의 방문자들은 너구리 순한 맛과 매운맛을 맛보고 "오이시이!"(맛있다)를 연발했다.
너구리는 매콤한 맛과 함께 일본 라면과 다른 면발 식감이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식당이 많은 신오쿠보 등지에서 한국 음식을 종종 먹는다는 방문자도 상당수였다.
도쿄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후미타 씨는 "너구리 순한 맛이 좋았다"면서 "면발이 쫄깃쫄깃하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딸과 함께 너구리를 맛본 나오코 씨는 자신은 너구리 순한 맛을 선호하고 딸은 매운맛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유승호의 팬이라는 마스미 씨는 "신라면은 너무 매워서 너구리가 좋다"면서 한국어로 "맛있어요"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