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올 연말 유통과 식품 기업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 일가 3세들의 고속 승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에서 임원이 될 확률은 1%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지만, 재계에서는 30대에 전무나 부사장까지 승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은 26일 롯데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올해 39세인 신 부사장은 일본 롯데에 입사해 2022년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2023년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지난해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잇따라 승진했다.
지난주에는 라면 업체인 농심과 삼양식품 오너가(家) 3세들이 초고속 승진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 17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3세인 전병우 운영최고책임자(COO)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 신임 전무는 1994년생으로 올해 31세다.
전 전무는 지난 2019년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입사 1년 만에 이사가 됐으며 입사 4년 만인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다시 2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농심은 지난 21일 오너가 3세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미래사업실장 신상열 전무를 내년 1월 1일부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1993년생인 신 부사장은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해 대리와 부장, 상무, 전무를 거쳤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가 3세인 허진수(48) 사장은 지난 4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회장은 파리크라상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글로벌BU(비즈니스유닛)장으로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해왔다.
허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47) 비알코리아 부사장도 사장직에 올랐다. 허 부사장은 최근 미국의 멕시칸 푸드 브랜드 '치폴레'를 국내와 싱가포르에 들여왔다.
지난 18일 CJ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35) CJ주식회사 미래기획실장이 미래 신사업 확대를 맡을 미래기획그룹장을 맡았다.
오리온 오너가 3세인 담서원(36) 전무가 다음달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지도 관심거리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인 그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입사 3년 5개월 만에 전무가 됐다. 그는 2021년 7월 입사해 1년 5개월 만인 이듬해 12월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유통·식품기업 오너가 3세 임원들 중에는 미래 먹거리 사업을 맡은 사례가 많다.
입사 20년이 넘었다는 한 기업 직원은 오너 3세들의 고속 승진에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경영 성과를 승진 이유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그 성과가 과연 오너 3세들이 이룬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HD현대는 지난 17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기선(43)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으로 오너가 3세인 구동휘 LS MnM 대표이사도 전날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 사장은 1982년생으로 43세다.
GS그룹은 이날 임원 인사에서 오너가 3, 4세인 GS에너지 허용수 사장과 GS칼텍스 허세홍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다만 고(故) 허완구 ㈜승산 회장의 아들인 허용수 부회장은 1968년생으로 57세다. 허세홍 부회장은 GS칼텍스 회장을 지낸 허동수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69년생으로 50대 중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