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동시 접종이 시작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일부 의료기관에서 백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65세 이상 어르신,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2025∼2026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이 개시됐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연령대별로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이 이뤄졌으며, 동일한 일정으로 독감 백신 동시 접종도 가능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백신 접종이 개시된 15일 "매년 코로나19 유행 변이가 달라지므로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신규 백신으로 접종해야 한다"며 "특히 어르신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편리하게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시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져 고령층의 백신 접종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한 의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동시 접종을 하러 오신 어르신들이 코로나19 백신은 맞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일찍 소진돼 추가 공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정부가 지난해 접종률을 기준으로 산정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530만 도즈이다.
지난 20일 질병관리청은 올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포인트 높게 출발했다고 발표해 공급 부족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올해 독감과 코로나19 백신을 동시에 맞는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예년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11월로 접어들면서 백신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트윈데믹(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어 고령층을 중심으로 신속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주간 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여전히 65세 이상 고령층의 호흡기 감염병 입원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호흡기 질환이 본격 유행하기 전 독감과 코로나19 동시 접종을 통해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의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요에 맞춰 백신이 적시에 공급돼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백신 부족 현상은 접종 시작 전부터 의료계에서 우려돼 왔던 사안으로, 각 지역사회에서 환절기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보다 신속하고 유연한 공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