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K-팝의 모태인 우리나라 국악을 세계에 선보일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악의 향기, 세계를 물들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 행사는 국악을 테마로 한 최초의 엑스포이자, 국악 대중화와 K-컬처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달 12일 충북 영동 레인보우힐링관광지(주행사장)에서 개막하는 엑스포는 10월 11일까지 한 달간 이 관광지와 국악체험촌(영동군 심천면 고당리) 일원에서 펼쳐진다.
12일 이 행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엑스포에서는 전통 국악인 '아악'과 '정악'의 웅장한 무대가 마련되고,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국악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한 퓨전국악과 창작공연 등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평소 국악을 자주 접하지 못한 관람객이나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기도록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공연과 체험 콘텐츠가 아기자기하게 준비되고 있다.
국제민속축전기구협의회(CIOFF) 회원국으로 이뤄진 세계 30개국 공연단이 각 나라의 특색 있는 전통 예술을 선보이고, 함께 어우러진 거리 퍼레이드를 통해 지구촌 화합의 하모니를 펼쳐 보인다.
'국악주제관&세계음악문화관', '미래국악관', '국악산업진흥관'으로 구성된 전시관에서 국악의 자주성·우수성·첨단성·확장성 등을 가늠해 보는 시간도 가져볼 만하다.
이번 행사가 인구 4만여명의 지방 소도시에서 펼쳐지는 것도 이채롭다.
엑스포 무대가 될 영동군은 조선시대 문신이면서 음악가였던 난계 박연(朴堧)의 고향이다.
그는 어수선한 궁중 음악을 정비하고 편경을 만들어 악률의 표준을 정하는 등 국악 체계를 바로 세운 인물로, 우륵(于勒)·왕산악(王山岳)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린다.
영동군 심천면에는 그의 생가를 중심으로 국악박물관, 국악기제작촌, 국악체험촌 등이 조성돼 있고, 매년 가을 난계국악축제도 열려 국악사에 깊이 새겨진 그의 업적을 기린다.
국내 최초의 군립 난계국악단도 1991년 창단돼 35년째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충북도와 영동군은 이런 인프라를 토대로 지난 1년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준비를 차분하게 진행해왔다.
작년 10월 조직위원회를 꾸려 국립국악원 등 30여곳의 기관·단체와 업무협약을 했고, 행사장 주변 등에 대한 손님맞이 채비도 마쳤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정영철 영동군수,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을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한 데 이어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최충웅(종묘제례악)·신영희(판소리)·정재국(피리정악 및 대취타)·이춘희(경기민요)씨와 국악인 박애리·마포 로르(프랑스인), 가수 김다현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엑스포 붐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입장권 사전 판매를 시작해 전날까지 넉 달여간 10만6천장(5억3천만원)을 팔아치웠다.
130여곳의 기업·기관·단체가 예매에 참여했고, 9억3천만원의 행사 후원금도 접수했다.
행사 준비를 진두지휘하는 정 군수는 "이번 엑스포는 국악의 역사와 성장 과정, 미래상을 경험하면서 또 하나의 한류로 키워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비 등 163억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행사인 만큼 관람객 100만명 이상을 끌어모아 성공적인 행사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오는 13일 오후 7시 영동 복합문화예술회관에서 자원봉사자(850명) 발대식을 겸한 'D-30 기념공연'을 마련한다.
공연에는 난계국악단을 비롯해 김산하(국악인), 신승태(가수) 등이 출연하고, 성공 기원 피켓 세리머니도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