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평년의 4분의 3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름철 '금(金)배추' 사태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배추 비축량을 늘리고 수급이 불안하면 시장에 방출하는 등 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를 통해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23만6천t(톤)으로 평년보다 24.5%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생산량은 여름 배추 공급난을 겪은 작년보다 6.0%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 전망은 재배(의향) 면적과 단수(단위 생산량)를 반영해 내놓은 추정치다.
농경연은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 자체가 3천418㏊(헥타르·1㏊는 1만㎡)로 작년, 평년보다 각각 8.8%, 23.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은 "연작 피해, 선출 발생으로 인한 휴경, 기온 상승에 의한 재배 어려움 등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식기(작물을 밭에 심는 시기) 배추 시세가 약세인 것도 재배 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추 생산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오르게 된다.
작년의 경우 고온의 날씨가 이례적으로 길었고 가뭄까지 겹쳐 여름 배추 생육이 부진했다. 이에 따라 생산이 줄어 소매 가격이 한때 전년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당시 소비자뿐 아니라 대상, 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도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포장김치 중 일부 제품의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작년 여름철 배추 물량을 늘리기 위해 비축분을 시장에 풀고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했다. 동시에 소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유통업체의 할인 행사도 지원했다.
여름철 금배추 사태가 거의 매년 되풀이되자 벌써 배추 가격을 걱정하는 소비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13일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 창동점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배춧값이 크게 오르기 전에 사서 김치를 담가볼까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시중에선 주로 봄배추가 유통되고 있어 배춧값은 안정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상순 배추(상품) 소매 가격은 포기당 3천196원으로 1년 전보다 12.7% 내렸다.
올해 봄배추 생산량은 28만8천t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평년보다 각각 7.3%, 9.4% 증가한 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이 우려되자 대책을 미리 마련해 추진하는 한편 수급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배추를 역대 최대 규모인 2만3천t 비축하기로 했다.
이는 봄배추와 여름 배추 수매 비축분, 농협 출하 조절 시설 저장분을 합친 양이다.
농식품부는 비축한 배추를 수급 불안기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성수기에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또 기상 재해와 병해충 등 피해가 발생하면 배추를 신속하게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예비묘를 작년보다 25% 많은 250만주 확보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