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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백억원 들여 충북신용보증재단 신축 이전 추진 '논란'

"출연기관 중 우리만 사옥 없어"…도청 옆에 신축 부지 매입
도의회 "시기·장소 부적절…민생안정 뒷전, 명분 부족" 지적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충북도 출연기관인 충북신용보증재단(이하 충북신보)이 수백억원을 들여 본점 신축 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그 시기와 장소를 놓고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충북신보는 도청 옆 상당구 문화동에 1천349㎡(409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이곳에 현재 흥덕구 가경동에 있는 본점을 신축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 짓는 사옥 규모는 지하 3층∼지상 8층이며, 소요 예산은 약 300억∼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사업 기간은 약 3년 6개월로 잡았다.

 

충북신보는 도 산하 14개 공기업·출연기관 중 유일하게 사옥이 없다는 점을 본점 신축 이전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충북신보 본점은 또 다른 출연기관인 충북기업진흥원 소유의 중소기업지원센터 내 사무실을 일부 임차해 사용 중이다.

 

서울, 부산, 대전, 울산 등 타 시도 신용보증재단도 사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충북신보의 자본금이 2023년 말 기준 2천59억원으로 여유 있어 사옥 마련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충북신보는 계획한 대로 본점을 신축 이전하면 소상공인 지원 유관기관 유치 및 협업으로 소기업·소상공인 원스톱 종합금융지원 체계 구축이 가능하고, 중부권 최대 규모인 육거리시장과 성안길 내 소상공인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충북신보의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과 달리 충북도의회 등은 시기와 장소의 적절성을 지적하며 계획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사옥 마련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와 국정 불안 속에 사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지금은 민생안정을 위해 충북신보 본연의 업무인 신용보증 한도나 이자 지원 규모를 늘려주는 등 여유 자금을 소상공인 지원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땅값이 비싼 도청 인근 시내로 이전 부지를 낙점한 것도 뒷말이 무성하다.

 

외곽의 저렴한 부지에 사옥을 마련해도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도청 인근을 고집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현재 무심천을 경계로 서쪽에 본점, 동쪽에 동청주지점(청원구 율량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본점을 동편인 시내로 이전하면 균형 있는 접근성이 오히려 나빠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관기관 유치 계획 역시 다른 도 출연기관 사옥 내 기관·단체를 빼 오는 형태가 될 수 있어 집안싸움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에선 충북신보의 본점 신축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며 '일방통행식 추진'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충북신보가 도의회에 사업계획을 사전 보고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의견이 다수 나왔지만, 일체 수렴 없이 내부 이사회와 도 승인을 거쳐 부지 매입까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도의원은 "출연기관은 도의회에 심의권이 없어 보고 및 의견청취 수준에 그치고, 자체 이사회 의결 절차만 거치면 된다"면서 "추후 있을 도의회 보고 과정에서 문제점을 강력히 지적하고, 제동을 걸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충북신보 관계자는 "현재는 본점 이전 계획만이 이사회를 통과한 수준으로 이후 절차는 정해진 게 없다"며 "수년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그 과정에서 사업 계획 변경의 여지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