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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자연의 힘> 릴레이에세이 -7- 안혜숙 소설가

문화투데이는 릴레이 형식으로 작가님들의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차 한잔 나누며 속삭이는 우리들의 이야기

 자연의 힘 

 

안혜숙
 

짙푸른 녹음이 눈부신 계절이다. 비와 바람, 햇살을 맞으며 나무가 제 몸을 키워가듯 우리도 덩달아 사랑을 키워 가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으로 일상생활의 제약이 함몰된 심리적, 신체적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코로나와 우울의 합성어인 ‘코로나 블루’ 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더 놀라운 사실은 불안 및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다는 통계가 국민의 48%라는 보도에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예측할 수 없는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는 속어가 있다. 우리는 얼마만큼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까? 혹자는 환경이 인간을 만든다고 한다. 아니면 인간이 환경을 만든다? 하긴,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묻는 거나 다를 바 없는 맥락이다. 
 

결국 '상호작용 한다' 는 말 밖에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없다면, 어떤 환경이든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인간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연극을 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 스스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 그 역할에 맞춰 변화해 가면 된다. 그런데도 때로는 남의 삶을 비방하고 매도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무엇이든 자기 자신의 기준으로 잣대를 재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누가 불행하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그 상황이라면 불행할 것이라는 말과 비슷한 것이다. 저 사람은 불행할 것이라고, 혹은 행복할 것이라고 피상적인 판단이나 추측으로 단정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사람의 행복은 어디까지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신이든 인간이든, 혹은 어떤 사물이든 간에 얼마나 애정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달라진다. 그러나 그 관계의 특질은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더욱이 그 기준을 물질적인 인식으로 보게 된다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된 추측을 낳게 된다. 그래서 어떤 환경이든 '사랑'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 뿌리가 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생의 무대, 즉 삶의 현장은 언제나 열려 있다. 내가 어떤 역을 맡을지에 따라 선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악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그 결과로 인한 행복과 불행의 척도가 바로 우리 몫이 될 것이다. 선한 자와 악한 자라는 구분은 이분법적일 수밖에 없다. 선한 편과 악한 편을 가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어떤 가치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일 뿐, 그 사람 자체가 완전히 선하고 악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각자 처해 있는 어떤 환경이나 역할에 따라 자기 속의 선한 면을 더 발휘할 수도 있고 때로는 악한 면을 더 발휘할 수도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경제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사회 전반에 걸쳐 무차별로 쏟아져 나오는 유튜브 영상이나 sns 게시글들이다. 특히 아무런 제재 없이 난무하는 가짜뉴스로 인한 부정적 사고 유발이 사회를 어지럽히고, 개인의 일상을 파괴시키는 일에도 한몫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권이 바뀌고 새 정부가 들어선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국정이나 국민들의 안위보다는 이권다툼에 얼굴을 붉히는 정치인들의 민낯을 봐야하는 불편함은 때 아닌 이념 전쟁에 시달리는 듯, 자칫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까지 든다. 적어도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공약을 실행하자면 대화와 양보, 관용과 이해가 필요할 것 같은데, 그들의 작태는 모두가 거짓으로 보여 정규시간대의 뉴스채널까지 돌리게 만든다. 도대체 그들에게 진실이란 게 있기나 하는지 물어보고도 싶다.
 

진실은 모든 사람이 사랑받아야 하고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오직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인내만이 우리 스스로의 신념을 지켜나갈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처럼 “정의는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의는 사랑이라는 더욱 깊은 힘이 열려 있지 않으면 오히려 스스로를 배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절실해진다.
 

폭염과 폭우에도 초록빛 산천초목의 의연함은 변함없다. 오직 인간만이 변화무쌍 하는 걸 보면 부질없는 부귀영화가 원죄인 것 같은데, 코로나19라는 자연의 조화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결국 인간의 한계란 자연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고 외쳤던 것이리라.
 

 

안혜숙 작가는...
 

소설가. 시인

 

소설 고엽, 소녀 유관순 외 10여권 

 

시집 봄날의 러브레터 외 2권 

 

現  문학과의식 발행인

 

 

 

1990년: 중편소설 ‘아버지의 임진강’ 으로 [문학과의식]에서 등단
1991년: 중편소설 ‘저승꽃’으로 KBS문학상 수상

1990년  시  집  <멀리두고 온 휘파람소리>출간
1991년 장편소설 <:해바라기> 출간
1992년 장편소설 <고엽> 출간
1993년 장편소설 <고엽 1.2부> 합본으로 출간
1994년 장편소설 <역마살 낀 여자> 출간
1995년 장편소설 <창 밖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1996년 장편소설 <쓰르가의 들꽃>
1997년 장편소설 <다리위의 사람들> 
2002년  시  집  <사랑> 출간
2004년 장편소설 <잃어버린 영웅>
2005년 장편소설 <잃어버린 영웅> 베트남어로 번역출간
2007년 장편소설 <고엽> 베트남어로 번역 출간
2015년  시  집  <봄날의 러브레터> 출간
2017년 장편소설 <산수유는 동토에 핀다> 출간
2019년  역사소설  <소녀 유관순>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