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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결칼럼 – 일체유심조

불교용어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라는 말이 있다. 한 일(一) 모두 체(切) 오직 유(唯) 마음심(心) 지을 조(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임을 뜻하는 말이다. 화엄경의 중심 사상으로,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다. 

순수한 우리말로 표현하면 ‘세상만사 마음먹기 달려있다’ 라는 말이다. 병도 마음의 병이 가장 크다. 수술로 치료 할 수 있는 병은 치유가 가능하나 마음에 생긴 병은 치유가 너무 어렵다. 

화엄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글귀인 일체유심조 는 모든 것이 마음을 통해 생명이 충만함을 깨닫는다는 것이다. 즉 유심은 절대 진리인 참 마음과 중생의 마음을 포괄하는 것으로 한마음 이라는 것이다.

이 일체유심조가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신라의 고승 원효의 깨달음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기 661년 원효가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라 당항성(지금의 경기도 화성)에 이르러 어느 무덤 앞에서 잠을 잤는데, 잠결에 목이 말라 물을 마셨다. 날이 새어서 깨어 보니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에 들어있던 물이었음을 알고 토함을 느꼈다. 

어제 밤에 마신 물은 달콤했는데 지금은 역겨움을 느끼니, 사물 자체에는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음을 크게 깨달아 그 길로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왔다는 얘기다.

원효는 이 깨달음의 내용을 "마음이 일어나면 만법이 생기고 마음이 멸하면 만법이 소멸한다"고 표현했다.

원효의 속가의성은 설(薛), 법명은 스스로 원효(元曉)라고 지었는데, 이는 불교를 새로 빛나게 한다는 뜻이다. 서기 617년 지금의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 북쪽 율곡에서 태어났으며, 15세 무렵에 출가하여 자신의 집을 절로 지어 초개사라고 하였으며 자신이 태어난 사라수 곁에 사라사를 세웠다. 

신라 요석공주와의 사이에서 설총을 낳은 뒤에는 스스로를 낮춰 소성거사, 복성거사 라고 칭하며 일반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불교의 대중화에 힘썼다. 전국을 떠돌며 불교의 교리를 쉬운 노래로 만들어 전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본래의 마음을 깨달으면 맑고 밝은 나라를 건설할 수 있으니, 언제나 입으로 부처의 이름을 부르고 귀로 부처의 가르침을 들으면 성불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원효는 한국의 대승불교 발전을 위해 대중들 속으로 들어가 몸소 실천한 보기 드문 고승이다. 의상보다는 나이가 더 많았지만 친구처럼 절친한 사이였다고 전해진다. 만년에는 경주의 고선사에서 머무르다 서기 686년 3월 30일 70세의 나이로 입적했다.

또한 달마스님의 6대 손으로 선불교를 활짝 피운 육조 혜능스님도 "마음이 악하면 그 행동도 악하고 마음이 선하면 그 행동도 선하다. 마음이 깨끗하면 온 세상이 청정하고 마음에 때가 끼면 온 세상이 더럽다. 이 세상 모든 일이 한 마음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라고 '일체유심조' 를 표현했다.

아프고 짜증나는 일도, 약15분만 참고 있으면 편안해 진다고 한다. 지금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미움에 시달리고 있다면,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죽을 것만 같았던 그 고통의 시간들이 지금 와서 생각하면 모두 부질없는 번뇌 망상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현실도 언젠가는 추억이 될 따름이다. 문제는 고통이 아니라, 그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생각의 차이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마찬가지이다. 신문 사회면으로만 본다면 이 세상은 증오와 불행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면으로 보면, 여전히 세상은 따스하다.

문제는 어느 쪽에 초점을 두는가에 달려있다. 시끄럽고 말 많은 세상을 보면서, 그래도 살만하다고 느끼게 하려면 생각 자체를 고쳐야 한다. 우선 삶은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모든 사실은 그 관점의 해석에 따라서 개인의 가치관이 된다.

한밤중에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누구는 그 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잠을 잘 자는 반면, 누구는 그 소리가 소음으로 들려 잠을 못 이루고 이불을 덮어쓴다.

이는 그 사람의 마음에 어떤 것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마음이 들어있으면 자장가로 들릴 것이고 부정적인 마음이 들어있으면 소음으로 들릴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마음은 간사한 것이다.

우리가 텔레비전의 드라마에서 보면 악한사람의 역할을 맡은 배우의 얼굴은 보기에도 악하게 보인다. 그것은 분장할 때 그렇게 만드는 것 이지만 사실 나쁜 마음을 먹고 있으면 우리의 뇌자체가 저주와 두려움으로 차있어 스스로 얼굴자체에 어둠이 깔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전반적으로 무척 어렵다. 이것은 세계적인 불황도 한목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정부만 탓하고 있다. 물론 정부도 잘하는 것은 없지만 이모든 것을 정부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스스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한다. 

어려울수록 힘을 합해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라는 우리의 속담처럼 너무 남 탓만 하지 말고 모두가 내 탓이요 하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안 될게 없다는 말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다 고통이다. 죽으면 고통이 없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다.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것이다. 이세상은 모든 것이 반반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야 한다. 내가 행복하면 남이 불행 할 수도 있으니 주위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어려움을 힘들다 하지 말고 내일의 큰 꿈에 희망을 걸고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찬란한 태양이 머리위에서 반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