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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송결칼럼- 아듀! 2014(40)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갑오년 2014년이 얼마 안 남았다. 항상 연말 쯤 되면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가고'라는 말을 쓰지만 이번 해는 유난히도 사고가 많았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2년째 되는 대한민국의 2014년은 정말 악몽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2월 17일 경주 마우나 리조트 강당에서 신입생 환영행사를 하다가 붕괴해 대학생 1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 시공업체는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부실시공을 했고 리조트 측은 붕괴가능성 알고도 제설작업을 미실시하는 등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 
 
이 사고는 설마 하는 안일한 태도가 화를 부른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 앞에 아직 한참 세상에 할 일이 많은 청춘들이 사라진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476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던 중 침몰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295명의 시신을 건져내고 9명은 끝내 시신을 찾지 못했다. 이 세월호 참사사건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처음엔 원인규명이 되지 않아 우왕좌왕 하다 인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대한민국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일명 관피아의 참담한 현실 앞에 국민은 분노했다.

또한 유병언이라는 사이비종교에 가까운 교주의 인면수심 앞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정말 말띠의 해에 '해 줄 말'도 '할 말'도 다 잃어버린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유병언이 싸늘한 시체로 돌아와 내면에 숨은 거짓의 끝은 끝내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4년 6월 29일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60대 재력가를 청부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살인교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구속된 이후에도 매달 500만원이 넘는 세비를 꼬박꼬박 받고 있었다. 

문제가 계속되자 법을 바꾸어서 2014년 12월 23일, 지금부터는 150만원 삭감해 약 370만원만 지급된다고 한다. 법을 위반하고 살인죄를 쓰고 있는 그런 범죄자를 세비를 꼬박꼬박 지급했다는 정부의 처사가 웃기는 일이라 안할 수 없다. 그리고 한 푼도 주지 말아야지 150만원삭감하고 나머지를 지급한다니 정말 한심한 일이다. 

2014년 10월17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환풍구 덮개 위에서 걸그룹의 공연을 보다가 16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사고였다. 이건 정말 안전의식 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모든 사고가 거의 안전의식 불감증이 원인이지만 이 사고는 더욱더 그렇다. 

아이돌 그룹의 공연장엔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사실을 알 텐데, 세심한 주위환경의 위험도를 미리 조치 안 한 주최 측의 무 성실한 태도가 이처럼 큰 사고를 겪게 만든 것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 는 우리의 속담을 왜 무시했을까? 또한 환풍구의 안전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었던 것도 사고를 부른 원인이 된 것이다.
 
2014년 12월 12일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조현아씨가 이륙하려던 비행기를 땅콩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행기를 돌려서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그 사무장의 인격은 전혀 생각 않은 채 오로지 오너의 딸 이라는 하나만으로 월권을 행사한 것이다. 그것도 외국공항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었다. 
 
그렇게 했으면 솔직히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고 모든 잘못을 자기잘못으로 돌렸더라면 이처럼 소용돌이치는 사건으로 요동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임직원들의 사건 덮으려는 과잉충성으로 인한 이상한 행동들, 국토부조사관의 덮어주기 수사 등 일파만파 퍼진 이번사건은 갑질 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것을 자초한 일이 됐다.   
 
또한 동생 조현민씨가 언니를 돕는답시고, "모든 임직원 잘못이다"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통 임직원이 썼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낙하산이 낙하산 편을 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커졌다고 본다. 
 
안전의식을 가지고 건물을 짓고 관리했다면 경주 리조트 참사를 막았을 것이다. 직업의식을 가지고 세월호 배를 선장이 직접 몰았다면 배는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다. 윤리의식을 가지고 검은 돈을 받지 않았었다면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전의식을 가지고 공연의 관리에 신경 썼더라면 환풍구에 사람이 빠져 죽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지도층이 도덕의식, 직업윤리만 가졌더라면, 대한항공 회항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가장 높은 자리, 가장 힘이 있는 리더의 자리가 최적의 장소로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른 사람들을 잘 도울 수 있는 자리, 그게 리더가 있어야 할 곳이다. 사회 전반적 윤리의식이 떨어지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이러한 사건들을 잊지 않고 잘못을 고쳐나간다면 더 나은 사회로 거듭 나는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리더는 항상 하나에서 열까지를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항상 심사숙고 해야한다. 일을 잘 처리 한다고 했어도 성과는 거의 본전인 것이다. 본전만 해도 후회는 없는 장사인 것을 알아야 한다.

사고는 항상 예고가 없이 닥쳐온다. 그래서 사고인 것이다. 조그만 일도 크게 생각하고 인명에 해가되는 일이 생길 것 같다면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래야 미연에 사고를 방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사건 하나만 터지면 남의 탓과 정파싸움 하느라 온 힘을 집중하고, 정부는 갈 길을 몰라 우왕좌왕하며 책임을 면하려고 전전긍긍하고, 재벌들은 서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더욱 더 부를 축적하는데 힘쓰고, 이러니 서민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져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소리 뿐인 요즘, 한해를 보내면서 뒤를 돌아다보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작은 것 이나마 배려의 마음을 갖는다면 가슴이 뿌듯해지고,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엔돌핀이 형성되어 얼굴의 주름도 펴지고 근심걱정이 사라져 10년은 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의 묘약'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배려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배려는 사랑이다. 나만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사랑이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그런 맥락에서 생긴 것이다. 사람은 좋은 일을 하면 얼굴이 밝게 빛나고 나쁜 일을 하거나 생각만 해도 얼굴에 그늘이 지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선은 분명 '나' 이다. 내가 없는데 무슨 남이 있겠는가? 나를 사랑 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는 것 만큼 남도 사랑할 줄 알면 살아가는 인생의 길 위가 그렇게 험난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