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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초콜릿 풍미 비밀은 카카오 콩 발효"

英연구팀 "풍미 생성 미생물·발효조건 규명…초콜릿 고급화·표준화 기여"

초콜릿의 독특한 풍미는 카카오 콩 수확 후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발효에 의해 결정된다. 통제가 불가능했던 이 발효 과정에서 초콜릿의 풍미 특성을 만들어내는 미생물 군집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영국 노팅엄대 데이비드 E. 솔트 교수와 가브리엘 카스티요 교수팀은 19일 과학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서 콜롬비아의 카카오 농장 세 곳에서 발효 중인 카카오 콩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 독특한 미생물 군집이 프리미엄 초콜릿 풍미 특성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그동안 카카오 콩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은 거의 알려지지 않아 생산자가 이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 군집을 발효에 이용하면 고급 풍미의 초콜릿을 산업적으로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콜릿의 품질과 풍미는 카카오(Theobroma cacao L.) 콩에서 시작되며, 이는 수확 전후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이 가운데 발효는 수확 후 첫 번째이자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발효 과정에서 독특한 향과 풍미가 생기고 초콜릿 제품의 쓴맛을 줄어든다.

 

하지만 카카오 콩 발효는 와인이나 치즈 등을 만들 때 독특한 풍미를 위해 특정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농장이 있는 지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생산자가 이 과정을 통제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콜롬비아 안티오키아와 윌라, 산탄데르 등 세 지역의 카카오 농장에서 수확 후 발효 중인 카카오 콩을 수집,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발효 과정에 관여하는 미생물과 온도·pH 같은 비생물적 요인 등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안티오키아 지역 한 농장에서 카카오 콩 발효에 관여하는 효모(Saccharomyces, Candida 등)와 곰팡이(Aspergillus, Penicillium, Mucor 등) 등이 고급 초콜릿 풍미를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미생물 간 상호작용과 대사 경로를 규명하고, 이들 박테리아와 곰팡이로 발효용 미생물 군집을 만들어 실험실 조건에서 카카오 콩을 발효시켰다.

 

그 결과 실험실 조건에서도 농장 자연 발효와 같은 초콜릿의 섬세한 풍미를 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를 풍미를 평가하는 미각 전문가들과 초콜릿 대사체 분석을 통해 검증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고급 풍미 초콜릿과 연관된 핵심 미생물종들과 대사적 특성을 확인하고, 온도·pH 같은 비생물적 발효 요인도 규명했다며 이는 고품질 풍미가 풍부한 초콜릿을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데이비드 고폴찬 박사는 미생물 역학과 특정 pH, 온도 등 측정 가능한 지표들을 통해 일관된 풍미의 초콜릿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자연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카카오 콩 발효 과정을 표준화되고 과학적으로 관리되는 과정으로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