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정부의 '소비쿠폰'이 풀린 지 일주일 동안 편의점 매출이 10% 넘게 늘었다.
직영 매장에서 소비쿠폰 사용이 막힌 백화점·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은 가맹점이 대부분이어서 2만∼3만원어치씩 장 보는 손님이 늘어 평균 객단가가 상승했다.
특히 맥주 매출이 30.0% 안팎 늘어나는 등 오래 두고 소비할 수 있는 술과 담배 매출이 늘었다.
29일 편의점 운영 4사에 따르면 소비쿠폰이 지급된 이달 22∼28일 일주일 매출과 방문객 수가 지난달 같은 기간(6월 24∼30일) 대비 증가했다.
이마트24는 해당 기간 매출이 1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운영사들은 소비쿠폰 지급 후 가족 단위 쇼핑객과 중장년층 고객의 방문이 늘었다고 전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소비쿠폰 지급 후 생필품 등을 중심으로 편의점 장보기 고객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객단가가 오르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0만원까지 쓰는 고객은 거의 없지만, 편의점 채널 특성에 맞게 먹거리 중심으로 맥주와 생필품 등을 고루 담아 2만∼3만원 수준에서 소비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본래 편의점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객단가)은 7천원 정도인데, 소비쿠폰 지급 후 장바구니에 더 많이 담는다는 뜻이다.
GS25 관계자는 "소비쿠폰 지급 후 객단가가 평균 10%가량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량 구매를 위해 출입구나 카운터 인근에 비치된 쇼핑 바구니를 이용하는 고객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고객들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고기류와 간편식, 신선식품을 비롯해 생필품, 쌀 등 평소 구매하지 않던 품목까지 다양하게 소비하고 있다.
특히 소비기한의 구애를 받지 않는 담배와 술을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했다. 지난 일주일간 맥주 매출을 지난달과 비교하면 GS25는 31.7%, CU 29.2%, 세븐일레븐 30.0%, 이마트24는 20.0%가 껑충 뛰었다.
GS25와 CU의 소주 매출도 각각 16.2%, 12.4% 증가했다. 맥주와 소주 매출이 늘면서 전체 주류 매출 역시 10% 이상 늘었다.
편의점에서 담배도 소비쿠폰으로 구매할 수 있다 보니 흡연자들이 한 갑 단위가 아닌 '보루'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담배 사재기'와 담배를 소비쿠폰으로 구매한 뒤 현금을 받고 되파는 '담배깡' 우려도 나온다. 편의점 운영사들은 "담배는 민감한 품목"이라며 정확한 매출 증가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밖에 편의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건강기능식품과 식사 대용식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편의점들은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고기와 계란, 과일 등 신선식품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편장족'이 늘어나던 차에 소비쿠폰까지 지급돼 '편의점에서도 장을 본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며 "대형마트들은 한시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