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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통·식품기업들, 새정부 출범 맞춰 대외소통 창구 강화 '행보'

쿠팡 대관 인사 물갈이·사회공헌위 신설 검토…배민도 대관 수혈
롯데·신세계·CJ 등 대기업은 일단 '정중동'…정책 방향 예의주시

 

[문화투데이 장은영·황재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주요 유통·식품기업들이 대외 소통 창구인 대관 조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공정경쟁 등에 방점을 둔 '규제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가운데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눈높이에 맞추려는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관 조직 물갈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이다.

 

쿠팡은 탄핵 정국 와중이던 지난 2월 일찌감치 호남 출신 인사를 대관 총괄 임원(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더불어민주당을 오래 출입한 언론인 출신을 대관 담당 임원(전무)으로 데려왔다.

 

아울러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사회공헌위원회(가칭)를 신설하기로 하고 세부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쿠팡과 협력 관계에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체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대통령 선거(6월 3일)를 불과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달 26일 기존의 박대준(신사업 부문)·강한승(경영관리 부문) 각자 대표 체제에서 박대준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도 정권 교체에 대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대표는 지난 2012년 쿠팡 정책담당실장으로 합류하기 전 네이버에서 대관 업무를 담당해 대외 소통 능력과 관련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기업과 소상공인·중소기업의 공정 거래 확립을 위해 활동하는 민주당의 '을(乙)을 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에도 쿠팡을 대표해 참석해왔다.

 

박 대표는 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박 대표가 전면에 나선 것은 대외 소통을 강화하려는 김범석 의장의 의지가 실린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쿠팡은 또 최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을 지낸 인사를 포함한 5∼6급 공무원 7명 이상을 한꺼번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현 정부의 현안이 될 가능성이 큰 노동자 과로사, 배송기사 불법 파견 등 노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배달앱 1위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초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자 민주당 고민정 의원 보좌관을 지낸 인사를 대관 업무를 총괄하는 대외협력실장으로 영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대외 소통 업무를 전담할 인사를 추가로 데려와 대관 조직 전반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새 정부가 시장지배력을 가진 대형 플랫폼을 규제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온플법) 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쿠팡이나 배민 같은 플랫폼 기업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연이은 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로 궁지에 몰린 SPC그룹 역시 현재 공석인 국회 대관 담당 전략지원실장을 맡을 인물을 물색하는 등 대관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CJ그룹 등 유통·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주요 대기업의 경우 아직은 눈에 띄는 대관 쪽 인적 교체나 조직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현 정부 규제 정책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관 이익단체 수장 교체 움직임도 주목된다.

 

국내 식품업계 최대 단체인 한국식품산업협회 협회장 선출을 위한 정관 개정을 둘러싸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대상이나 동원F&B 등과 같이 호남에 뿌리를 둔 기업의 대표가 협회장 후보로 추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록 한국TV홈쇼핑협회 회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동아일보 출신인 이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한 인사로 지난 2023년 10월 임기 3년의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 협회 수장을 맡은 KBS 기자 출신 조순용 전 협회장은 그해 5월 임기를 약 10개월 남기고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돌연 사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