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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충북도, 일본식 의심 지명 16건 정비…39건 조사 중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한글날이 제579돌을 맞은 가운데 충북도가 국토지리정보원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왜곡된 우리 지명을 바로잡는 작업에 나서 눈길을 끈다.

 

충북도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제2차 중장기(2021∼2030년) 지명업무발전계획에 따라 도내 지명 1만5천659건을 정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번 작업은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재조명하는 한편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신규 지명 제정을 비롯해 기존 지명 폐지, 일본식 표기 의심 지명 정비 등을 포함한다.

 

특히 한글날을 앞두고 지난달 19일 열린 제2회 충북도 지명위원회에서는 진천군이 제출한 일본식 의심 지명 2건을 바로잡기로 결정했다.

 

먼저 초평면 용기리 일대 방죽말 남쪽에 있는 '구암(九岩) 마을'의 한자표기 중 '九(아홉 구)' 자를 '龜(거북 구)' 자로 변경한다.

 

구암은 마을 뒷산에 거북이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 패배한 것에 경계심을 가진 일제가 한자 단순화라는 명목으로 조선의 지명 속 '龜' 자를 '九' 자로 모두 바꿨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진천읍 지암리 일대 덤바위 서쪽에 있는 '입장(笠場)골 마을'의 한자표기 중 '場(마당 장)' 자도 '長(길 장)' 자로 수정하기로 했다.

 

1910년 발간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科)에는 이 마을이 이름이 '笠長'으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별다른 연유없이 '笠場'으로 한자표기가 바뀌었다.

 

일각에서 일본의 성씨(姓氏) 중 하나인 '카사바(笠場)'에서 차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북도와 일선 시군이 이처럼 발굴·정비에 나선 일본식 의심 지명은 현재까지 55건에 이른다.

 

이중 청주 12건, 진천 4건은 정비를 완료했다.

 

충주·제천·괴산 각 6건, 영동 5건, 옥천 4건, 보은·증평·음성·단양 각 3건은 일제강점기 전·후 문헌조사와 주민 의견 청취 등 현지조사 이후 구체적인 정비 계획을 수립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명은 우리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이번 정비 작업을 통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제대로 된 역사성을 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