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냄새를 맡는 능력이 약해졌는지가 파킨슨병에 따른 인지 저하 속도를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병원들이 2021년부터 '뇌질환 연구기반 조성 연구사업'(BRIDGE)을 통해 파킨슨병 환자들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중뇌 부위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손발 떨림과 근육 경직, 보행장애 등 운동 증상과 더불어 후각 기능 저하,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이상, 인지기능 저하 등의 비운동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2020년 12만5천927명이던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지난해 14만3천441명으로 13.9% 증가했는데 인구 고령화로 환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가톨릭대학교 병원(서울성모·여의도성모·의정부성모)과 충남대병원,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등 5개 병원은 파킨슨병 초기 환자 203명을 후각 기능 변화에 따라 ▲ 정상 ▲ 저하로 전환 ▲ 지속적 저하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86%의 환자가 추적 기간에 후각 기능이 떨어졌다.
후각 저하 정도는 도파민 신경 손상 정도와 밀접하게 관련되는데 후각 기능이 정상이었다가 저하되기 시작한 환자군이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다른 군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운동 기능이나 심장 자율신경 기능 저하는 후각 기능 저하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다.
환자가 '냄새를 잘 못 맡는다'는 단순한 증상이 뇌 속 도파민 신경과 인지기능 변화의 신호일 수 있는 셈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후각 기능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므로 이것이 파킨슨병 조기 진단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질병청과 보건연구원은 파킨슨병에 대한 국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카드뉴스를 제작하고 이번 연구 결과를 비롯한 파킨슨병 코호트 사업의 성과를 공개하는 한편, 파킨슨병 환자용 건강관리앱(닥터 파킨슨)을 통한 자가 진단 방법을 누리집에 공개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파킨슨병은 고령사회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체계적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도 환자와 가족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병의 원인 규명과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