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잦은 폭염과 폭우로 추석 선물용 사과와 배, 겨울철 딸기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다음 달 중순부터 추석 선물 세트 예약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어서 산지 다양화와 실속형 상품 확대 등 과일 물량 확보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27일 대형마트 3사에 따르면 최근 이례적인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반복되면서 올해 추석 선물 세트의 핵심 품목인 사과와 배 수확에 대한 우려가 크다.
사과는 개화기 냉해, 산지 집중호우, 일조량 부족의 '삼중고'로 낙과 피해가 발생하면서 과실 크기가 작고 품질 편차가 큰 상황이다.
배는 개화기 냉해와 여름철 일소(햇빛 데임) 피해로 출하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겉이 갈라진 과일(열과) 비율도 높아질 우려가 있다.
사과와 배 모두 평년 수준의 작황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수확량이 줄고 외형이 불균형한 비정형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폭염과 폭우의 오락가락한 날씨"라며 "폭우 이후 폭염이 이어지면 과일이 쪼개지는 열과 현상과 병충해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선물용 고품질 과일을 수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과는 지난 4월 발생한 경상도 지역 산불 영향까지 겹쳤다. 산불이 발화지인 의성에서 안동, 청송으로 번지면서 가을 햇사과 재배 면적 자체가 작년보다 줄었다.
추석 선물용 사괏값은 2023년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크게 올랐다가 작년에는 10%가량 내렸다.
대형마트들은 다만, 올해 추석(10월 6일)이 작년 추석(9월 17일)보다 늦어 '과일 수급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는 경상도권 사과 출하량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전라도와 강원도 사과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크기가 큰 추석 과일 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전망해 '작지만 알찬' 중소 크기 과일 세트와 비정형 과일 기획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폭우로 올겨울 딸기 수급 불안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딸기 주요 산지인 경남 산청과 전남 담양, 충남 논산 지역 모두 최근 폭우로 침수돼 딸기 모종 상당수가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딸기 새싹을 다시 심고 키우려면 겨울딸기 출하 시기가 올해도 늦어질 수 있다.
작년에도 여름 더위가 길어지면서 딸기 모종을 밭에 옮겨심는 시기가 늦어져 11월 말부터 딸기가 출하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작년에도 더위로 딸기 심는 시기가 늦어져 시즌 초반 가격이 높았다"며 "올해는 더위와 집중호우 피해까지 겹쳐 출하 시기가 작년보다 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딸기는 2022년부터 작년까지 대형마트 3사에서 공통으로 연간 과일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품목이어서 작황과 수급에 관심이 쏠려 있다.
대형마트들은 기후 영향을 받지 않는 스마트팜 재배 딸기 물량 확대 경쟁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전북 부안, 김제의 스마트팜 딸기 물량을 더 확보하고 경북 고령 금실 딸기, 경북 김천 비타킹 딸기 등 다양한 품종의 딸기를 들여와 구색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