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7 (일)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사회

폭염에 젖소 지쳐 '우유 생산 줄고 양식장 광어 폐사'

고랭지 여름 배추 고온으로 무름병 생겨 작황 부진

 

[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기후변화 영향으로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의 공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에 우유 생산은 감소했으며 광어나 우럭 같은 양식 어류는 폐사하기 시작했다. 폭염 영향으로 여름 배추 생육도 부진하다.

 

낙농진흥회는 우유 원유(젖소가 생산한 젖으로 가공하지 않은 것) 생산량이 5∼10% 감소한 것으로 27일 추정했다.

 

땀을 적게 흘리는 동물인 젖소는 더위에 취약한데 지구 온난화로 여름철 고온 스트레스를 갈수록 많이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젖소는 대부분 홀스타인종으로 고온 스트레스에 약해 기온이 27도 이상이면 사료 섭취량이 감소한다. 특히 32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되면 우유 생산량이 많게는 20% 정도 줄어든다.

 

우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하루 평균 집유량(낙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수집한 양)이 통상 1천900t(톤)에서 100t가량 줄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6월 말부터 더워서 집유량이 급감했고 장마 때 조금 회복했다가 다시 더워지니 또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유업[267980] 측도 이달 하루 평균 집유량이 전달보다 5∼1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원유 생산이 이처럼 급격히 줄면서 당장 생크림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개인 디저트 가게나 카페 점주들은 대리점에서 생크림을 잘 공급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에는 이달 중순부터 "매주 생크림을 80개 정도 쓰는데 생크림이 없다고 해서 5개만 받았다", "생크림 케이크를 줄이고 휘핑크림으로 치즈 케이크 위주로 만든다"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우유 측은 "흰우유와 가공유를 우선 생산하는데 더위로 원유 생산이 줄다 보니 생크림 원재료가 부족해 생크림 공급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여름철에 우유 소비량이 조금 늘어나는데 원유 생산량은 줄어드니 생크림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면서 여름 생크림 공급 부족 현상은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른 폭염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우유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21년 여름 폭염 영향으로 서울우유는 1.8L 흰우유 제품의 편의점 공급을 중단했다. 당시 매일우유도 우유 공급량을 줄였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폭염이 길어진다면 우유 공급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식장에선 폭염으로 수온이 오르면 대량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는 짧은 장마 뒤에 폭염이 곧바로 찾아와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보다 보름 이른 지난 9일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를 발령했다.

 

지난 24일에는 제주에서 고수온 추정 광어 폐사 신고가 들어왔다. 고수온 추정 폐사 신고는 올해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는 폐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수부는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23일 전남 여수에서 우럭을 긴급 방류했다. 올해 긴급 방류는 처음이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37개 해역 중 고수온 해역은 서해와 남해, 제주의 14개에 이른다.

 

수산과학원은 폭염으로 서해·남해 연안과 내만의 수온이 상승 추세라면서 수온 변화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지난 26일 당부했다.

 

특히 우럭, 강도다리 등 상대적으로 고수온에 취약한 어종 양식장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고수온에 따른 양식업 피해액은 1천430억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양식어종 가운데 우럭 피해액이 58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광어는 99억원이다.

 

올해도 고수온으로 양식업에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시우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광어의 적정 수온은 20∼25도이며 우럭은 이보다 낮은 12∼21도"라며 "한계 수온은 광어는 29도, 우럭은 28도인데 사육 환경, 개체 크기 등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배추 수급도 불안하다. 밥상 물가에 영향을 주는 품목인 배추는 서늘한 기후(18~20℃)에서 잘 자라는 호냉성 작물이다. 7월부터 출하되는 여름 배추는 해발 400m 이상의 고랭지에서만 재배할 수 있으며 폭우와 폭염에 매우 취약해 생산량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늦더위에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이 약 1만원까지 뛰었는데 올해도 이런 '금배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달 중순 이후의 고온으로 여름 배추의 생육이 부진할 우려가 있다고 이달 초 전망했다.

 

정재환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무름병이 발생하는 등 여름 배추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출하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배추는 현재 강원도 평창, 정선, 태백의 고랭지에서 출하되는데 집중호우 이후 고온이 지속되면서 무름병이 확산할 조짐이 있다.

 

정 과장은 "현재 배추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18% 낮다"면서 "공급 부족에 대비해 정부 가용물량을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역대 최대인 3만6천t을 확보했고 폭염으로 배추가 망가질 때 투입하는 예비묘도 300만주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