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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화호텔, 아워홈 품고 푸드테크·식품시장 공략

'한화 삼남' 김동선 신성장 동력 찾는다…세계시장 진출도 기대
구지은 부회장 법적대응 '불씨' 남아…잇단 안전사고 대책 과제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매출 2조원대 급식업체 아워홈을 인수한 것은 미래사업인 푸드테크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한화호텔은 15일 아워홈 지분 58.62%를 8천695억원에 인수했다.

 

한화의 급식시장 진출은 2020년 기존 단체급식 사업 푸디스트를 매각한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한화호텔의 아워홈 인수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 모양새다.

 

국내 2위 급식업체인 아워홈의 매출 규모만 한화호텔의 세 배에 달한다.

 

지난해 아워홈은 매출 2조2천440억원과 영업이익 887억원을 냈다. 반면 한화호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천509억원, 138억원에 그쳤다.

 

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아워홈이 9천여명으로 한화호텔 3천여명의 세 배에 이른다.

 

아워홈이 계열로 편입되면 매출 규모는 3조원대로 커지고, 직원 수는 1만3천명 내외로 늘어난다.

 

아워홈 자산총계 1조3천336억원이 더해지면 한화호텔의 자산 규모도 4조원대로 훌쩍 뛴다.

 

한화호텔은 아워홈 인수로 몸집을 불리는 동시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와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다.

 

한화호텔은 직영 리조트 9개와 호텔 4개, 골프장 3개를 운영하고 있고, 플라워숍 지스텀, 테마파크 설악워터피아, 경주 뽀로로 아쿠아빌리지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아쿠아플라넷과 F&F 사업을 하는 한화푸드테크, 승마사업을 하는 한화넥스트를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고,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에도 투자하고 있다.

 

한화호텔은 이번 인수로 아워홈이 갖추고 있는 자체 생산, 물류 시설도 품게 됐다.

 

아워홈은 국내에만 공장 8개를 갖고 있고 중국 청도에도 공장이 있다. 물류센터도 경기 안산, 충북 음성, 충남 계룡, 경북 구미, 경남 양산, 광주, 제주 등 14곳에 달한다.

 

한화호텔 측은 당장 호텔·리조트 식음업장에 아워홈의 생산·물류 시설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로보틱스와 협업으로 푸드테크 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푸드테크는 식품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식음 서비스 품질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끌어낼 수 있다.

 

푸드테크는 아워홈 인수를 주도한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기도 하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현장학습차 한국을 찾은 미국 스탠포드대학 경영대학원(MBA) 학생들을 만나 "푸드테크로 비용을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더 좋은 원재료에 투자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화호텔 측도 아워홈 인수에 따른 기대 성과 중 하나로 푸드테크 개발을 통한 주방 자동화를 꼽았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식품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화그룹 오너가의 삼형제가 각각 맡은 사업 분야가 구체화하면서 막내인 김 부사장은 호텔·리조트에서 한 벌 더 나아가 이번 아워홈 인수를 통해 그간 관심을 보여온 식품·로봇 사업 영역에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각각 맡고 있다.

 

다만 아워홈 인수에서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의 법적대응 등의 분쟁의 불씨도 남아있다.

 

한화호텔에 지분을 넘긴 오너가 장남-장녀와 달리 막내인 구 전 부회장과 차녀인 구명진씨는 회사 지분 매각에 반대해왔다. 한화호텔이 이번에 인수한 지분은 장남-장녀 지분으로 구 전 부회장은 지분 20.67%를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화호텔과 지분 인수 계약은 이사회 승인과 기존 주주의 우선 매수권 행사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전날 조부인 고(故)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외조부인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생가를 찾은 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선대의 철학과 신념은 시대를 넘어선 가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서 구 전 부회장이 오너가 장남·장녀가 한화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내다봤으나, 구 전 부회장의 움직임은 없었다.

 

이외 아워홈은 산업재해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도 해결 과제로 안고 있다.

 

지난달 아워홈 용인공장에서 한 3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3월에도 같은 공장에서 30대 외국인 근로자가 다쳤다. 이와 관련해 경찰 수사와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워홈 노조도 지분 인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노사 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이 결렬되자 노조는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조정을 중지하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아워홈 인수를 통해 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 등 식음료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그룹 내 여러 계열사와도 다양한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