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신세계가 극심한 소비 침체 속에 올해 1분기 외형 성장 기조를 유지했으나 주력인 백화점을 비롯한 계열사의 수익성이 악화하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천3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6천658억원으로 3.8% 늘었고, 순이익은 771억원으로 40.5% 줄었다.
사업부별로 보면 백화점은 매출 6천590억원, 영업이익 1천7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0.8%, 5.1%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다.
영업이익에는 강남점의 스위트파크, 하우스 오브 신세계, 신세계 마켓과 본점 디 에스테이트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늘어난 감가상각비가 반영됐다고 신세계는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면세점 사업을 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시내·공항점 판매 호조로 매출이 5천618억원으로 15.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95억원 감소한 -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내부 공사를 마친 인천국제공항점 영업 정상화에 따른 임차료 증가 탓이 컸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영업 실적이 부진했던 부산 시내점을 올해 1월 폐점하는 등 경영효율화 노력으로 지난해 4분기(-345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패션·화장품 사업이 주력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어려운 업황 속에 매출(3천42억원)과 영업이익(47억원)이 각각 1.7%, 58.0% 감소했다.
자사 브랜드인 연작과 비디비치 등이 약진하며 화장품 부문 매출(1천131억원)이 8.4%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신세계센트럴은 매출이 0.3% 감소한 887억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15.6% 빠진 222억원에 그쳤다.
신세계까사도 환율 변동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과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623억원)과 영업이익(1억원)이 각각 9.1%, 90% 줄었다.
반면에 데이터 기반 홈쇼핑 업체인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매출(811억원)과 영업이익(57억원)이 각각 3.7%, 1.8% 늘며 신세계 계열사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세계는 그동안 단행한 투자가 매출·고객 증대 효과로 나타나는 만큼 실적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대적인 재단장을 거쳐 지난 2월 문을 연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내 슈퍼마켓인 신세계 마켓은 개장 한 달 만에에 40만명 이상의 고객을 불러 모았다.
지난 3월 중순 재단장 개장한 본점 디 에스테이트 역시 한 달간 매출과 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7%, 20% 이상 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세계디에프 등의 자회사들도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의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한편 체질 개선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힘써 빠른 실적 반등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비 지출에도 영업이익 1천억원 이상을 유지한 점에 의미를 둔다"며 "앞으로 각 사의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