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2 (화)

  • 구름조금동두천 10.1℃
  • 구름조금강릉 6.6℃
  • 서울 8.5℃
  • 흐림대전 8.1℃
  • 흐림대구 10.0℃
  • 구름많음울산 8.6℃
  • 흐림광주 6.9℃
  • 구름많음부산 9.9℃
  • 흐림고창 5.3℃
  • 흐림제주 10.0℃
  • 구름많음강화 8.4℃
  • 흐림보은 6.6℃
  • 흐림금산 5.1℃
  • 흐림강진군 7.4℃
  • 흐림경주시 7.7℃
  • 흐림거제 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경제

식품업계, K푸드 인기 틈탄 해외 짝퉁 제품 '골머리'

가짜 붉닭볶음면에 유사 소주까지 현지 모방제품 '우후죽순'
식품산업협회, 모니터링 강화·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 방침

삼양식품·CJ제일제당·대상 등 K푸드 대표 주자들이 최근 해외에서 유통되는 자사 모방 제품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K푸드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현지에서 제조되는 모방 제품이 우후죽순 늘고 있어서다.


국내 식품업계는 모방 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꾸준히 현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동시에 한국식품산업협회는 모조품 생산 기업을 추적해 행정처분까지 진행하는 등 근절에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서는 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가 판매 중인 과일소주 모방 제품이 기승이다. 인도네시아 '참좋은'·필리핀 '행복한 소주' 등 소주를 상징하는 초록색 병에 로고까지 비슷해 언듯 보면 참이슬·순하리 등을 떠올리게 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국내 주류 기업이 생산하는 과일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모방제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날마다 모방 제품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소주가 포함된 '기타 리큐어'(혼합주) 수출액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8896만5000달러(약 110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다. 수출량 역시 5만4000톤으로 역대 최고를 달성하는 등 인기가 치솟고 있다.

 


업계는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K푸드 입지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의하면 1년 이내 한국 음악·드라마·영화를 경험한 외국인이 각각 51.9·51.1·56.9% 등 모두 절반을 넘었다. 동시에 한국 음식을 경험한 외국인은 59.2%에 달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영화 속에서 한식을 먹고 좋아하는 배우가 치킨·떡볶이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선입견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K푸드 대표 메뉴가 과거에는 불고기·김치·비빔밥 수준이었다면 인기 식품이 점차 다양하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2021년 12월 CJ제일제당·삼양식품·대상·오뚜기 등 4개 업체와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의 청도태양초식품·정도식품을 상대로 지식 재산권(IP)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청도태양초식품과 정도식품은 국내 식품기업 유통사로 활동하는 동시에 인기 제품의 상표와 디자인을 도용해 유사 제품을 만들어 중국 전역에 판매해 왔다.


이들 기업이 모방한 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CJ제일제당의 다시다·설탕·소금, 대상의 미원·멸치액젓·미역, 오뚜기 당면 등으로 밝혀졌다.


중국 법원은 이 가운데 5건에 대해 국내 식품업체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업체 측이 물어야 하는 배상액은 CJ제일제당에 25만위안(4672만7500원), 삼양식품에 35만위안(6541만8500원), 대상에 20만위안(3738만2000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적 다툼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한국식품협회 관계자는 "중국 현지 기업과 국내 기업간 항소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증거 자료들을 제출하는 단계"라고 이야기했다.


협회는 법적 조치뿐 아니라 올해 모방 제품 모니터링 및 단속 강화에도 나선다.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중국에서 모방 제품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며 "현재 중국 모방 제품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 모니터링만 한다면 모방 제품 제조 기업이 숨고 다시 생기는 일의 반복이라 '두더지 잡기'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5월부터 7개월 동안에는 특허청 산하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지원을 받아 모방 제품 제조기업 창고와 제조시설까지 추적해 행정처분까지 진행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해에도 끈질기게 추적하는 등 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모방 제품을 실질적으로 근절하고 K푸드 위상을 더 널리 알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