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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사찰탐방] ⑬ 부산 영도 발원사, 불전영어간행불사 시작

호법스님 한문경전 서장 영역, 선요 진행 중

글 보검스님 (세계불교네트워크코리아 대표)

항도 부산은 불심(佛心)이 돈독한 도시이다. 시민 50%는 불자이다.

60년대나 70년대는 시민 80%가 불자일 정도로 불교 신자가 대세였다. 현재는 50% 이하로 주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전국에서 불교 신자가 많은 곳이 부산이다.  

 

  

발원사 주지 호법스님은 엘리트 스님이다. 부산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태국 마하출라롱컨라자위달라야 대학교(MCU)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승이다. 호법스님은 영도구불교연합회 회장을 맡아서 활동하고 있으면서도, 불전한문경전(佛典漢文經典)을 영어로 번역하여 간행, 전 세계에 보급한다는 원력을 세우고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2일에는 부산 영도구 아미르 공원에서 약 2만여 명의 불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코로나19로 희생된 영령들을 천도하는 ‘국제무차수륙천도대법회’를 봉행했다. 집행위원장으로서 행사를 총괄하여 성공적으로 진행, 대형 불교행사 조직과 운영에 대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호법스님은 부산불교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엘리트 스님이다. 스님은 2016년 10월 영도구 영선대로에 소재한 6층 건물 4층 5층에 불전영어연구소(佛典英語硏究所, English research Center of Buddhist Texts:ERCEBT)를 설립해서 운영 중이다.

 

불전영어연구소 설립 미션은 빨리어, 산스크리트어(梵語), 한문의 연찬을 통해 불전영어의 정확한 번역과 불법홍포를 위한 원전어(原典語)와 불교 영어교육을 진행하며 불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하여 세계인과 함께 ‘진리 나눔’을 한다는 취지이다.     

 불전영어연구소 설립 비전은 불법을 통한 소통과 각성으로 조화로운 삶을 촉진하며 내면의 평화와 나아가서는 세계평화에 기여함을 추진 방향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연구소의 주된 목표는 1. 불교 삼장(三藏:경율론)의 영어색인과 문헌목록 마련 2. 빨리어, 범어, 중국어, 한국어로 된 경전을 영어로 번역 3. 불교학에 관련된 논문과 단행본, 잡지 출판 4. 영어를 통해 홍법 할 수 있는 인재양성 5. 국내와 국제학술대회 개최 6.영어능력개발 7.국내와 국외의 관련 단체와 자매결연, 공동프로그램 참여 등이다. 

 

그 첫 작업으로 2018년 ‘대혜보각선사서장(大慧普覺禪師書狀)’을 'A Manual Of Zen(Epistle of Da Hui, Letters Sermons of Master da Hui Pu Jue)'이란 이름으로 출간하여 보급하고 있다. 대혜 서장은 중국 송나라 승려 대혜종고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엮은

불교서간집이다.

 

우리나라 불교전문강원에서 사용되는 교과서로, 사집과(四集科) 과정에서 학습되고 있다. 간화선법(看話禪法)에 바탕을 두고 대혜종고에게 법을 물어 온 42인에게 삿된 견해를 깨뜨리고 정법(正法)의 눈을 열어 주기 위해서 보낸 62통의 편지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우리나라 사집과 교과목 중 제1의 과목으로 선정하여 중시하게 된 까닭은, 고려의 지눌(知訥) 보조국사가 이 책을 보다가 도를 깨친 뒤 이 책을 간화선 지도의 지침서로 삼았으며, 책의 내용이 공부를 시작하는 학승(學僧)들에게 바른 지견(知見)을 심어 주어 그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헌이기 때문이다.
 

다음 책은 ‘고봉화상선요(高峰和尙禪要)’를 현재 번역 중이다. 고봉화상선요는 송나라 승려 고봉의 법문을 모아 엮은 불교서이다. 선(禪) 수행의 요령을 간추려서 설명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불교전문강원의 중등과정인 사집과(四集科)의 세 번 째 과목이다.

 

이 책은 고봉의 시자 지정(持正)이 기록하고 홍교조(洪喬祖)가 편록하여 《선요(禪要)》라 이름을 붙였으며, 책머리에 홍교조의 서문과 주영원(朱潁遠)의 발문이 있다. 총 29장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가 큰 뜻을 분발하여 조사(祖師)의 현관(玄關)을 뚫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개당보설(開堂普說) 1편, 시중(示衆) 14편, 결제시중(結制示衆) 2편, 해제시중(解制示衆) 3편, 입양시중(立陽示衆) 1편, 제야소참(除夜少參) 2편, 만참(晩參) 1편, 직옹(直翁)과 신옹(信翁)과 이통(理通)에게 내린 법어 3편, 통앙산화상의사서(通仰山和尙疑嗣書) 1편, 실중삼관(室中三關) 1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승려들에게도 난해한 한문 원전을 영역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호법스님은 각성 대강백으로부터 전강을 받을 정도로 한학 실력 또한 탁월하다.  

 

불교경전은 크게 대별 하면 빨리어 경전, 산스크리트어 경전, 티베트어 경전, 한문 경전으로 나뉜다. 빨리어 경전은 남방불교의 경전으로 거의 영역되어 있다. 산스크리트어 경전은 원전 자체가 많이 사라졌지만, 거의 전부가 한문과 티베트어로 번역되어 있다.

 

일부의 산스크리트어 경전이 영역되었고, 티베트어 경전은 3분지 1 정도가 영역되었으며,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문 경전은 방대하기 이를 데가 없으나 부분적으로 영역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다. 
 

 

호법스님이 일차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영역 작업은 중국 선승들의 선어록(禪語錄)이다. 차차로 여러 경전어(經典語)로 된 원전을 영역한다는 목표이다. 발원사를 운영하면서 들어온 거의 모든 수입금을 이 영역사업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영선동 건물은 신도의 보시로 무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문연구원 채용과 보조 인력 충원을 위해서는 기금마련이 급선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