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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사찰탐방 인터뷰] ④ 내설악 편지

보검스님

빡세기로 소문난 내설악 백담사 기본선원에서 수행정진하는 원산 수좌

3개월간 하루 8시간 이상의 좌선(坐禪)하는 강행군...치열한 수좌정신의 선승들 있기에 한국불교 생명력

"2년 더 수행해 초견성(初見性)이라도 해야.."한다는 원산 수좌 수행길 평온하길

내설악에서 보내온 원산 수좌의 수행 편지

 

보검스님

 

원산 수좌는 지금 내설악 백담사 기본선원에서 정진 중인데, 얼마 전에 해제를 맞아서 잠시 필자와 조우했다.

건장했던 원산 수좌는 몸이 좀 수척해 보였다. 내설악 백담사 기본선원의 수행정진은 빡세기로 소문이 나 있다.

여기서 견디면 우리나라 어느 사찰 선방에 가서도 견딜 수 있다는 평판이 자자한 선방이다. 

 

 도심에서 편안하게 전법포교를 할 수도 있지만, 결제기간에는 쌩 고생을 사서라도 하면서 내설악에서 정진하는 원산 수좌의 근기(根機)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수좌정신을 갖고 있는 선승들이 있기에 한국불교는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백담사는 심산유곡에 위치한 한국의 전형적인 산중 사찰이다. 만해 한용운 스님이 이곳에서 승려가 되어 한동안 살았기 때문에 유명하지만, 만해 스님의 ‘님의 침묵’과 ‘조선불교유신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전두환 대통령 내외가 참회의 기도를 올리면서 조석으로 예불을 드린 곳도 바로 백담사이기도 하다.

 

 

백담사가 참선수행의 1번지로 부상하게 된 것은 조계종 기본선원으로 지정되면서 부터가 아닌가 한다.

기본선원 지정 이전에도 무금선원(無今禪院)이란 유명한 무문관(無門關) 선원이 존속해 오고 있다. 
무금선원의 무문관은 3개월 동안 밖에서 자물쇠를 잠그고 조그마한 구멍으로 밥을 넣어줄 뿐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고참 선객(禪客)이 아니면 견딜 수 없는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을 해야 하는 극단의 수행방법이다. 

      

 원산 스님은 밀양 재악산 진불암 토굴에서 몇 년째 수행정진하고 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결제 기간에는 내설악 백담사 기본선원에 가서 3개월 동안 하루에 8시간 이상의 좌선을 하면서 강행군하고 있다.      
       
진불암은 해발 천 미터 고지에 있는 토굴이다. 표충사에서도 2시간 이상 걸어서 올라와야 할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 진불암 토굴 방에 앉아 있으면 화두가 잘 들려진다고 한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부터 왔는가?“라는 원초적 물음은 누구에게나 한번 정도 닥치는 화두이다. ’이뭣고‘라고 하는 물음도 결국은 진리를 찾는 하나의 방법이며 일종의 화두인 것이다. ’무(無)‘라고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화두이다. 이런 명상 방식인 공안(公案)을 참구하는 것을 간화선법(看話禪法)이라고 한다. 
 

인도에서는 ‘아나빠나사띠’라고해서 호흡법에 의한 수식관(數息觀) 명상을 했다. 들숨과 날숨을 따라서 호흡에 마음을 집중하야 수련하는 방식이다. 이런 인도식 명상 방식이 중국에 오면서 화두공안선으로 바뀌었는데, 도를 통하는 데는 이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또 남방 불교의 ‘위빠사나’가 더 효과적이라고 해서 절충하여 수행하는 그룹이 생겨났다.                 

 지난 10일 백담사에서 해제를 맞이한 원산 수좌가 잠시 머물고 있는 혜명사를 찾아 가서 차담(茶談)을 나누고 왔다. 며칠 지나면 원산 수좌는 내설악으로 가야한다면서 그동안 치아 때문에 고생했는데,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참선수행은 아무리 건강한 체질이나 체격을 갖고 있어도 자칫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에로부터 참선 수행하는 수좌들은 건강을 잘 살피면서 좌선을 해야 한다고 경책해 오고 있는 것이다. 
 

원산 수좌는 앞으로 2년 정도 더 수행에 매진해서 초견성(初見性)이라도 해야 시주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의지를 다졌다. 원산 수좌의 수행 길에 평안한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는 마음 한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