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安城)
호숫가 버드나무
사철 일렁이는 곳
포도 향 그윽한 계절이면
사람들 모여드는 상서로운 마을
어린 꼭두쇠 외줄에 꿈을 싣고
신명나게 돌아본 오일장엔
너른 들 오곡, 이야기도 한아름
세 정맥 품에 두른 천년 고찰
호국령 깨우는 풍경소리와
거룩한 성호(聖號)를 에둘러 흐르는
양반 하천가 꽃신 한 켤레
뜨끈한 곰국과 붉은 어탕에
놋그릇 농주 한 잔 맑게 빚어지면
흥에 겨운 태평무
달밤 배꽃처럼 물드니
그리운 날이면 전설 속 시인들도
하얗게 내려와
편안히 성을 쌓는 곳
詩人 손남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고
농민신문사 기자를 거쳐
지금은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회원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外 5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