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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보겸스님 칼럼]하심(下心)의 정치와 마음 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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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下心)의 정치와 마음 비우기

 

불교에서는 하심(下心)을 매우 큰 덕목으로 여긴다.

 

문자 그대로 마음을 내려놓는 다는 의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주장과 색깔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것은 한 개인의 생존방식이며 정체성이기도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공중생활을 한다.

 

나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남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면서 행복을 추구한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자기 혼자만 살아가는 것처럼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왜일까? 그것은 하심 하는 마음이 부족해서이다.

 

사회가 경쟁적이고 내가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속물적(俗物的) 근성 때문이다.

 

남을 조금만 배려하면 될 일도 자기가 최고라고 하면서 자신의 주장이나 고집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인간관계란 서로의 배려에 의해서 유지되는 것인데, 너무 욕심만 챙기려고 한다면 인간관계가 점점 소원해 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종교인이나 정치인들은 자기를 위해서 살면 안 된다.

 

종교인은 남을 위해서 사는 덕목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다.

 

가능하면 집착과 욕망을 내려놓고 남에게 봉사하면서 하심 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종교인의 길에 들어섰으면서도 세속인보다도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이런 종교인은 차라리 그냥 보통 사람으로 사는 편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정치인은 남을 다스리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의 지혜와 역량을 발휘하여 지도력을 펴 보이면서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람인데, 어떤 사익이나 취하면서 자신의 영달만을 생각한다면 이런 정치인은 정의와 공정을 지닌 공인이라 할 수 없다.

 

‘화천대유’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정치인들의 속내와 일반인이 알 수 없는 거래에 혀를 내둘릴 수밖에 없다.

 

누가 몸통이고 누가 꼬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궁 속 같은 가짜 뉴스만 판을 치고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사실과 실체가 드러나겠지만, 공정한 수사가 아니면 이런 진실도 묻힐 수밖에 없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고 양심적으로 산다는 뜻인데, 이 또한 수도승이나 할 일이지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결단이다.

 

마음을 비워버리면 바보짓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욕망을 내려놓고 출가한 수행자나 평생 남을 위해서 봉사하겠다는 성직자에게는 마음을 비우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결단이 아니다.

 

사바세계의 경쟁사회에서 정신없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주문이다.

 

그렇지만 남을 위해서 봉사하면서 사회 공동체를 위하여 자신의 능력을 다하여 지도력을 발휘해서 모든 공동체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한 정치인들은 마음을 비우고 그야말로 남을 위해서 사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표 얻을 때만 온갖 감언이설로 공약 같은 것을 남발하고 당선되고 나면 흐지부지하면서 사익이나 챙긴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겠는가.

 

마음을 내려놓고 비운다는 것은 바보나 식물인간이 되라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집착을 버리고 종교인의 본분, 정치인의 자세를 견지하라는 의미이다.

 

보통 사람들도 마음을 비운다는 뜻은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예의와 질서를 지키면서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시민의식을 갖고 살아가자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다.

 

정말 마음을 내려놓고 비우면서 산다는 것은 어렵다. 완벽하게 마음을 내려놓고 비운다면 이런 사람은 성인의 경지에 이른 분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보다는 성자처럼 살아가려는 자세를 갖는 삶이 더 값진 인생살이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