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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보검스님 칼럼] 아프가니스탄과 불교

아프가니스탄 뉴스가 연일 신문 방송에 톱뉴스가 되고 있다.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소식을 접하면서 가슴이 아프다.

 

정말 이 지구상에 전쟁이 없을 날이 언제일까. 전쟁과 평화는 서로 공존하는 인류의 아이러니일수도 있다.

 

선과 악이 존재하고 희극과 비극이 쌍곡선을 이루면서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

 

영원한 평화 .영원한 행복은 없는 것일까. 평화나 행복이라는 개념은 어쩌면 마음속에서나 가능한 이상론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류는 평화를 추구하고 행복을 추구한다. 선(善)을 추구하는 것은 악(惡)을 100% 없앤다는 단순 논리에서라기보다는 악의 억제를 위함이 아닐까.

 

탈레반은 이슬람원리주의를 신봉하는 극단주의자들이라고 국제사회에서는 규정하고 있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 함에도 중동 국가에서는 종교가 국가 통치이념이 되는 나라가 많다.

 

어떻게 판단해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경우에서 보는 것처럼 그야말로 종교와 권력이 결탁하여 국민을 이끌려고 한다면 어딘지 민주주의나 시장경제 그리고 사상적 자유 활동에는 큰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아프가니스탄은 한 때 불교가 왕성했던 곳이다.

 

기원전 알렉산더 대왕은 동방원정을 하면서 이곳까지 군사를 이끌고 와서 인도 공략의 전진 기지로 삼았다. 알렉산더는 일찍 요절하였지만 그는 헬레니즘이라는 그리스 문화유산을 남겼다.

 

그리스-박트리아 왕국이 건립되고 나중에는 그리스-인도 왕국이 세워지면서, 그리스의 헬레니즘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동시에 그리스사상과 인도의 불교 사상이 융합하는 혼합의 시대가 한동안 전성을 이루었다.

 

그리스의 조각문화는 불상을 제작하게 되고 그리스 헬레니즘 사상은 대승불교 태동에 어떤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이런저런 문화적 교섭과 충돌과 화해는 결국 불교로 승화되는 결과를 가져와서 아프가니스탄 등지는 불교가 주류 종교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 바미얀 석불이다.

 

바미얀 석불은 세계 최대를 자랑했다. 이 석불들은 아프가니스탄 바미안주의 힌두쿠시 산맥의 절벽 한 면을 파서 세워져 있었던 석불들이다.

 

이 석불들은 6세기경에 세워졌으며 그리스 조형 미술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양식이다. 중국 당나라 인도 구법승 현장법사의 《대당서역기》와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에서도 이를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인도 구법승들이 실크로드를 이용하여 인도에 갈 때 반드시 들려야 했던 이정표요 중요 기지였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2001년 3월 8일과 3월 9일 이슬람 국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우면서, 로켓탄으로 이 석불들을 파괴해 버렸다. 이후에 유네스코(UNESCO)를 포함한 국제 사회와 불교국가들의 지원을 받아 복원 중이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그들의 이슬람 원리주의를 어떻게 평가해야할 것인가. 정말 야만적인 집단이 아니랴. 지금 이 땅에는 이슬람이 지배하고 있고, 불교는 유적으로만 남아 있을 뿐인데, 이처럼 무지한 탈레반의 소행에 전 세계인들을 경악을 금하지 못했는데, 지금 또다시 전율과 공포로 아프가니스탄은 생지옥이 연출되고 있다.

 

아무리 이상론이라고 할지라도 평화운동은 필요하고 이런 평화주의자들이 있기에 지구촌에는 그나마 안정과 희망이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아프가니스탄의 조속한 안정을 바라면서 이 땅에 공포가 없는 평화의 땅이 되기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