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 금교영기자] 안산문화재단(대표이사 강창일) 단원미술관은 7월과 8월 한여름에 진행하는 기획전으로 미디어 아트 전시 ‘빛*소리로 물들다’를 개최한다.
단원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미디어아트 전시 빛*소리로 물들다는 라이트아트와 사운드아트를 기반으로 10명의 작가들과 미디어아트 전문 기관인 아트센터 나비/E.I.Lab가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빛과 소리로 그리는 풍경’이라는 부제 아래 빛과 소리에 따라 변화하고 왜곡되는 공간과 사물의 본질 그리고 형상을 탐구하는 전시이다. 동시대 다양한 형식의 조형언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두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단원미술관의 1관과 2관에 전시한다.
우리가 그동안 익숙하게 보고, 듣고, 느꼈던 빛과 소리, 그리고 풍경은 미술관에서 어떻게 체험되어질까?
‘Sound Looking’ 시리즈를 진행 하며 소리보기에 대한 탐구를 지속 해온 김기철 작가의 작품과 소리의 근원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정만영의 작품을 통해 체험하게 될 빗소리는 과연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한여름에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와 어떤 차이를 가질까. 익히 알고 있는 소리가 수집되어져 다른 공간에서 번져나갈 때 익숙함에서 생경함으로 혹은 생경함에서 익숙함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아트센터 나비의 창제작 연구소 나비 이아이 랩(Nabi E.I.Lab)이 제작한 작품 ‘A.I Mirror’는 전시장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읽어 우리가 알고 있는 예술작품에 새로운 감성을 더하며 이미지를 생성한다. 이 이미지는 실시간 영상을 기존에 학습된 명화의 패턴을 적용하여 이미지를 조작, 왜곡해 만들어 내는 스타일 트랜스퍼라는 기술을 이용했다. 음악을 회화로 표현한 작가 칸딘스키와 마티스, 구성의 몬드리안, 데칼코마니의 마그리트 등 공감각적인 명화들의 패턴을 토대로 관람객들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왜곡한다.
사물과 빛을 이용한 작업을 하는 신성환 작가는 관람객의 움직임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보여주며 실재와 허상, 인식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대 테크놀로지 미학을 탐색해온 미디어 아티스트 변지훈은 동양에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수석을 입체적으로 인식시켜 관객이 수석 위로 손을 뻗으면 수백 만 개의 미세한 입자들이 물처럼 쏟아져 내리는 인터렉티브 작업을 선보인다.
인터랙티브 아트 그룹 신남전기의 남상철 작가는 지평선 너머의 호기심에 대한 작업을 진행한다. 2013년 ‘상호작용적 공간’부터 지금까지 공간과 환경, 그리고 관객의 상호관계에 대해 영상과 사운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라이트 아트(Light Art)작가 최수환과 이상진은 빛이 가진 근원적인 속성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수환 작가는 광원자체의 효과를 이용한 'Emptiness' 연작을 통해 사물의 실존 문제를 다룬다. 작은 빛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커다란 ‘lighting cube’를 통해 작가 이상진은 빛에 따라 변화하고 왜곡되는 공간과 사물을 탐구하며 정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도시의 이미지를 빛의 덩어리로 표현한 장경애 작가는 일상의 파편들을 추상화된 빛으로 인식해 야경을 객관적인 단계부터 시작하여 점차 주관적인 빛의 요소로 경험하게 한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있을 법한 풍경을 영상과 음악으로 그려내는 카입의 작품은 모든 것의 경계를 허물어트린다.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접하게 되는 풍경은 미지의 세계이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양한 경계의 풍경들이다. 자신의 음악으로 그려낸 풍경을 통해 낯설지만 익숙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하나의 감각이 아닌 다양한 감각들을 자극하여 공감각적인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카입의 작업과 함께 설치된 하지훈 작가의 작품 ‘Jari’는 장소를 의미하는 ‘자리’를 뜻한다. 크롬 도장의 의자 작품은 관람객이 실제로 누워 전시장 벽면을 둘러싼 카입의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도록 전시된다. 빛을 반사하는 하지훈의 크롬의자 표면에 카입의 영상이 불규칙적으로 반사되면서 왜곡된 풍경을 만든다.
이번 전시는 11명의 작업을 통해 소리와 빛, 그리고 이것들이 퍼져나가면서 물드는 왜곡된 공간과 이로부터 비롯되는 새로운 풍경이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한다.
단원미술관은 다채로운 기획과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8일 오픈해 다음달 22일까지 진행하며, 관람료는 2000원, 안산시민은 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