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공주시 계룡면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신흥암의 진경스님이 다가오는 2026년 병오년(丙午年)을 앞두고, 시대를 향한 신년 메시지를 ‘앙고(仰告)’의 형식으로 전했다.
진경스님은 이번 메시지를 통해 “여야국민 하심화합, 약불연즉 국운불구(與野國民 下心和合 若不然則 國運不久)” 라는 문장을 붓글씨로 남겼다.
‘앙고(仰告)’란, 위를 우러러 공경의 마음으로 아뢰는 형식을 뜻한다. 진경스님은 이 표현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거나 훈계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늘과 시대, 그리고 국민 전체를 향해 낮은 마음으로 고하는 당부임을 분명히 했다.
해당 문장은 “여야와 국민이 하심(下心)으로 화합하지 않으면, 나라의 운명은 오래가지 못한다” 는 뜻으로, 정치적 진영 논리를 넘어 오늘의 사회가 직면한 분열과 대립의 현실을 성찰하게 한다.
진경스님은 “앙고는 명령도, 예언도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낮추지 않으면 공동체 역시 오래 버틸 수 없다는 수행자의 고백이자, 시대를 향한 간절한 호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병오년 새해에는 누가 옳으냐를 따지기 전에, 내가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며 “하심은 개인의 덕목을 넘어, 국운을 지탱하는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신흥암은 그동안 정치·이념·세대의 경계를 넘는 짧은 문장과 선어(禪語)를 통해 사회에 조용한 화두를 던져온 수행처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진경스님은 ‘말을 낮추고 뜻을 깊게 하는’ 방식의 서예 메시지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해왔다.
이번 병오년 앙고 메시지 역시 특정 대상을 겨냥한 비판이 아니라, 모두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공적 성찰의 요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진경스님 앙고의 말
“나라의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낮추지 못한 시간이 쌓일 때 이미 시작됩니다.
하심은 가장 느린 길 같지만, 가장 오래 가는 길입니다.”
한편 공주시 계룡면 신흥암은 일반 시민에게도 열려 있는 사색과 수행의 공간으로, 복잡한 시대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진경스님의 병오년 앙고 메시지와 서예 작품은 신흥암을 통해 직접 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