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선후가 바뀐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 속에 임시 개장을 앞둔 충북 도립 파크골프장이 이번엔 위탁기관 지정 문제를 놓고 도의회 등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북도는 다음 달 1일부터 청주시 내수읍 소재 도립 파크골프장의 시범 운영을 시작하는 한편 수탁자 공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13일 파악됐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달 13∼21일 열린 제429회 도의회 임시회에 파크골프장 관련 민간 위탁 동의안을 제출해 승인받은 바 있다.
당시 도는 공공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는 파크골프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공모 절차를 밟아 적합한 민간단체에 시설 운영을 맡기겠다고 설명했다.
대상 민간단체는 충북도체육회와 충북파크골프협회,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등이다.
그런데 도가 불과 한 달 만에 공공기관에 위탁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도가 위탁자로 염두에 둔 공공기관은 충북개발공사이다.
막상 시범 운영을 하려고 보니 점검 및 보완할 부분이 많아 사업시행자로 전문성을 띤 충북개발공사에 한시적으로 운영을 맡기겠다는 게 도의 생각이다.
하지만 공공 위탁 동의안 제출에 앞서 사전보고를 받은 도의회는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정책 결정이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각종 공공개발 사업을 수행하는 개발공사에 파크골프장 운영을 맡기는 건 사업 및 업무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도 관계자는 "민간 위탁을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민간 위탁에 앞서 빠른 시설 보완을 위해 한시적으로 충북개발공사에 운영을 맡기려는 것"이라며 "개발공사에서 전문인력 1명과 임시인력들을 활용하면 시설 운영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치영(비례) 도의원은 "의회가 민간 위탁 동의안에 동의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공공기관 위탁으로 선회한 것은 의회를 무시하고 행정업무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하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봐도 충북개발공사는 공공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라며 "아무리 운영 초반에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사업 목적과 부합하지 않아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는 다음 달 15일 열리는 제430회 도의회 정례회 3차 본회의 전까지 도립 파크골프장 공공 위탁 동의안 제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한 도의원은 "민간 위탁자로 충북체육회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 단체 회장과 김영환 지사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자 이를 의식해 공공 위탁으로 변경하려 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며 "시설의 성격에 부합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수탁자를 선정하면 무엇이 문제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도가 끝까지 공공 위탁 동의안을 제출한다면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부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충북도는 47억원을 들여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 있는 축산시험장 초지 중 약 5만㎡에 45홀 규모의 도립 파크골프장을 조성했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축산시험장 이전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섰다며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