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물가 상승과 내수 부진 장기화가 맞물리면서 명절 선물 인기 품목도 바뀌고 있다.
통상 추석에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며 햇작물로 차례를 지내고 선물 역시 제철에 수확한 과일이나 곡식, 고기류가 많이 유통됐으나 경기 불황으로 5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 수요가 커지고 있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기간인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26일 사이 전국 매장 판매 상품 중 판매액 1위는 4만7천원 상당 나주 전통배(6.5kg)로 집계됐다.
상품군별로는 과일 중 4만9천200원 상당 사과 1.8kg & 배 2.3kg 혼합이 2위, 7만9천200원 상당 사과 2.3kg & 배 4kg 혼합이 3위였다.
4·5위 상품도 5만원 미만 과일이었으며 3∼4만원대 과일 판매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신선·가공식품류에서는 2만9천960원 상당 김 & 참치 & 식용유 혼합세트가 1위, 4만4천940원 상당 김 & 참치 혼합세트가 2위, 5만3천880원 상당 육포가 3위였다.
순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1만∼3만원대의 김 선물세트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2% 늘며 달라진 트렌드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축산류는 각각 9만9천800원인 호주산과 미국산 LA식 갈비가 1·2위를 차지했고 19만8천400원의 한우가 3위로 집계됐다.
축산물의 경우 지난해 추석 대비 10만원 미만 상품의 합계 매출이 50%가량 늘어난 반면 1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은 4% 축소돼 상대적으로 고가인 상품의 매출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농협광주유통센터의 올해 추석 선물 매출 1위는 7만원 상당의 사과 1.8kg & 배 3.6kg 혼합세트였고 2위는 12만원 상당의 한우였지만 3∼5위는 모두 5만원 미만의 가공품이었다.
3위는 5만원 상당의 참치와 식용유 혼합, 4위는 4만원 상당 햄 & 식용유 & 식초 혼합, 5위는 3만5천원 상당 참치 & 햄 혼합세트였다.
지난해에는 10만원대 초반과 후반의 한우세트가 3위와 5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가성비 상품 비중이 훨씬 커졌다.
다만 백화점은 기업이나 단체 주문 물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물가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한우, 인삼, 청과, 수산물, 기타 건강식품 순으로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산지 특산물 연계 판매 강점을 살려 지난해에는 건어물, 젓갈, 한과 순으로 매출이 많았으나 올해는 가공식품, 곶감이나 건조과일 등 농산, 와인 등 주류 순으로 집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워낙 경기가 안 좋았는데 올해도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아 가공품이나 합리적인 가격의 과일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