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김태균 기자] "찹쌀은 한 가마(80㎏)에 40만원이네요. 작년에 살 때는 24만원 정도 했어요. 거의 2배로 오른 거죠"
지난 26일 서울 마포의 한 떡집 주인은 떡의 주재료인 쌀을 얼마에 사 오는지 묻자 선뜻 대답하지 못하다가 쌀 구입 명세서를 뒤적이고 나서야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내가 왜 쌀값을 정확히 기억 못 하냐면 쌀값이 너무 올라 가격을 보면 스트레스받아서 안 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 점주는 멥쌀도 찹쌀만큼은 아니지만 한 가마니에 거의 10만원은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멥쌀로는 백설기, 가래떡, 꿀떡, 송편 등을, 찹쌀로는 인절미, 약밥 등을 각각 만든다고 설명했다.
점주는 "떡집은 가격을 올리면 손님들 말이 많아서 쌀값 올랐다고 가격을 쉽게 못 올린다"면서 "일단 (가격 부담을) 안고 가려고 한다. 올해 덜 번다고 생각해야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수확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26만t(톤) 규모의 시장격리를 실시한 영향으로 올해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쌀값이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찹쌀은 지난 26일 기준 평균 소매가격이 1㎏당 6천412원으로 작년보다 61.1% 상승했다.
일반 쌀(멥쌀) 소매가격은 20㎏당 6만6천61원으로 작년 대비 29.6% 비싸다.
다른 떡집에서도 점주는 "쌀집에서 멥쌀을 20㎏에 6만1천원에 들여오는데 작년에는 4만7천원에서 5만원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떡은 동네 장사인데 사람들이 '떡은 싸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500원만 올려도 비싸다고 생각하니 섣불리 올릴 수 없다"면서 "마진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명절 장사도 코로나19 이후 예전 같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예전엔 추석에 가족이 다 모이니 대가족이 떡을 한 말(10㎏), 두말씩 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잘 모이지 않고 차례도 잘 안 지내니 소량으로 1㎏, 2㎏만 사 간다"면서 "명절 대목'은 예전 말"이라고 전했다.
마포구의 한 시장에서는 떡 가격을 올린 곳도 볼 수 있었다.
송편 500g짜리를 9천원에 판매하는 떡집의 주인은 "쌀값이 많이 올라 송편을 20% 정도 올렸다"면서 "다른 것도 올리고 싶지만, 손님들에게 부담되니 송편만 올렸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시장의 떡집은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 떡집 주인은 "이번까지만 팔아보려고 한다"면서 쌀값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떡 외에 식혜 가격도 올랐다. 마포구 시장의 가게는 "쌀값이 많이 올랐고 엿기름도 올라 식혜를 500원 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