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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통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앞두고 손님맞이 '돌입'

K뷰티부터 건강식품·패션·액세서리·라이프스타일까지 품목 넓혀

[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유커(游客·중국 단체관광객)' 쇼핑이 과거에는 고가 제품에 집중됐다면, 최근 들어선 K패션이나 잡화, 유통매장 투어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유통업체들도 새로운 '잇템'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K뷰티, 건강식품뿐만 아니라 K패션 브랜드와 액세서리 브랜드까지 주력 품목을 대폭 넓히며 유커 맞이 준비에 한창이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커는 필수 아이템인 고가 브랜드의 기초화장품을 방한할 때마다 싹쓸이해갈 정도로 제한적인 쇼핑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유커의 관심사가 K뷰티, K패션,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어져 이들의 쇼핑 품목도 다양해졌다.

 

롯데면세점에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전인 2016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화장품과 패션 카테고리를 주로 구매했는데, 최근 석 달간 중국인 고객 매출을 분석해보면 '젠틀몬스터' 등 아이웨어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K패션 대표 브랜드를 비롯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핫한 브랜드'들을 모은 편집숍 개념의 플랫폼 '키네틱그라운드'를 통해 이 같은 쇼핑 트렌드 변화에 대응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한국콜마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내 명동본점에 'K뷰티관'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K푸드 트렌드에 맞춰 '부산샌드'를 출시하는 등 지역특화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신세계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열어 패션·코스메틱·건강식품 등 외국인 선호 카테고리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단체 관광객들은 대체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랜드마크가 되는 대형 쇼핑몰을 찾게 되지만 언제든 들를 수 있는 편의점도 K컬처를 활용한 차별화 상품을 준비하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비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중국 관광객은 바나나우유, 반숙란, 맥주 등을 많이 구매했는데 최근에는 그릭요거트, 하이볼, K팝 앨범 등이 인기 상품군으로 떠올랐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인기 있는 상품이 외국인 매출 우수 데이터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GS25는 글로벌 한글게임북 '야호'와 협업해 편의점 활용법, 인기 상품 랭킹, 아티스트의 최애 간식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K편의점 가이드북'을 제작, 배포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수요가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태극기·마패·상평통보 등 한국을 상징하는 콘텐츠를 활용한 열쇠고리, 보조배터리 등 관광객용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가장 반기는 곳은 단연 면세점이다.

 

단체 관광객은 면세업계의 주 고객으로, 면세점은 부가가치세와 관세가 면제되는 가격 메리트에 대형 버스 주차 및 이동 동선 등 인프라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면세점들은 다시 열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지에서 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과거에 비해 충칭·우한·칭다오 등 중국 2·3선 도시에서 출발한 고객의 비중이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 조만간 광저우와 칭다오 등을 찾아 현지 에이전트, 주요 여행사와의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여행사들과 협업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단체 유치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전통적인 대규모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벗어나 소규모 고단가 단체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스타에비뉴'를 연내 리뉴얼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신세계면세점·CU 등은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정점을 찍었던 2010년대와 달리 여행 트렌드 자체가 개별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부담이다. 전 세계에서 높아지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면세점 등 전통 유통업체는 외국인 관광객 관련 수혜에서 소외돼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은 한국 관광 산업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소비회복이 뒤따라야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단체 관광객 증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모객, 전세기 도입 등에서도 아직 별다른 흥행 신호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패키지 여행의 특성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크게 높아진 국내 숙박비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객에 드는 시간과 정서를 고려하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 전후가 되면 본격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