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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서 소고기 가격 '고공 행진'

 

[연합] 미국에서 달걀값 가격 폭등이 사라지고 이번에는 소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미국 방송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3월 12개 들이 A등급 대란(大卵)의 평균 소매가격은 6달러 안팎으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거의 두 배로 뛴 수준이었다.

 

'에그플래이션'(eggflation·달걀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공포감이 커졌지만, 4월 들어 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진정되고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달걀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번에는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소고기 소매가격은 파운드당 9.2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월 이후 약 9% 뛴 가격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 보면 스테이크는 작년 동월 대비 12.4%, 다진 소고기는 10.3% 각각 올랐다.

 

하지만 소고기 가격을 내리는 것은 달걀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고기 가격이 치솟은 배경에는 미국 내 소 사육두수 감소, 가뭄, 수입산 소고기 증가 등 약 10년에 걸쳐 진행된 여러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타이슨 푸드(Tyson Foods)의 도니 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지금의 소고기 시장은 우리가 경험한 것 중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에 따르면 미국 내 소 사육두수는 74년 만의 최저치다. 예전만큼 수익성이 좋지 않은 탓에 많은 목장주가 소 사육업을 포기한 상태라고 AFBF는 설명했다.

 

AFBF의 이코노미스트 번트 넬슨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지금 같은 기록적인 가격에서도 비용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 까닭에 농가 이윤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료비가 문제다. 미국 목초지의 상당 부분이 오랜 기간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자연 방목이 어려운 땅으로 변하면서 비싼 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찾는 추세다.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 3개국에서 수입된 소고기가 미국 내 소고기 소비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고 웰스파고의 농업 담당 애널리스트 마이클 스완슨은 설명했다.

 

반면 미국산 소고기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AFBF에 따르면 5월 기준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스완슨은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은 수출과 수입이 거의 균형을 이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미국 내 소고기 소비가 계속해서 수입산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소고기'를 사주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기꺼이 공급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AFBF에 따르면 미국 내 소고기 수요는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강하다.

 

AFBF의 넬슨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가격은 결국 소비자에 달렸다고 짚었다.

 

그는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소고기 수요는 가계 사정이 나아질수록 늘고, 소득이 줄어들수록 감소했다"며 "지금처럼 소비자심리가 하락하고 가계 재정 상황이 불확실하면 가격이 치솟은 상태에서 소고기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완슨 애널리스트는 소고기 수요가 위축되면 생산자들과 목장주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은 이 사이클의 정점에 거의 다 왔다. 업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은 소고기 가격이 결국 떨어지긴 할 텐데 가격 하락이 시작될 때 고가의 소를 떠안고 있는 상황에 걸리는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