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단백질인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CRP)의 혈중 수치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7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 차례 혈액 검사로 측정한 CRP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지단백a[Lp(a)] 등 세 가지 수치를 통해 향후 30년간의 심혈관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브리검 여성병원 폴 리커 박사팀은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신호에서 여성 건강연구(WHS) 참여자 2만7천여 명을 30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리커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CRP와 LDL-C, Lp(a)에 대한 보편적인 검사가 필요하며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1992~1995년 의료 서비스 종사 여성 2만7천939명(평균연령 54.7세)으로부터 혈액 표본과 의료정보를 수집하고 30년 동안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관상동맥 질환 진료 등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 참여자들의 혈액 검사로 CRP와 LDL-C, Lp(a)를 측정해 혈중 수치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눠 위험을 분석했다. 추적 기간에 3천662명이 관찰 대상 심혈관 질환에 걸리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혈중 CRP 수치가 상위 20%에 해당하는 여성은 30년간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하위 50%에 해당하는 사람들보다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DL-C의 경우 혈중 수치 상위 20% 그룹은 하위 20% 그룹보다 심장 질환 위험이 36% 높았으며, Lp(a) 상위 20% 그룹도 하위 20% 그룹보다 심장 질환 위험이 33%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CRP와 LDL-C, LP(a)의 세 가지 혈중 수치를 종합해 평가하면 이들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의 여성은 가장 낮은 그룹의 여성에 비해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이 3배 이상, 뇌졸중 위험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을 제대로 진단, 치료받지 못하는 여성에게 LDL-C 외에 CRP와 LP(a)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는 여성만 대상으로 했지만 남성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이들 세 가지 위험 요인은 생활 습관 변화와 약물 요법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여러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규칙적 신체활동과 식단 관리, 스트레스 관리, 금연 등을 통해 콜레스테롤과 염증 단백질을 낮추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