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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보검스님 칼럼] 설 명절과 코로나

보검스님

-친족관계의 변화와 사회풍속-

설 명절과 코로나
           -친족관계의 변화와 사회풍속-

 

엊그제 설 명절을 지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수십 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설 명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명절 풍속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세태인데, 이번 설 명절은 많은 것이 낯 설은 모습이라서 이러다간 설 명절의 참 뜻이 소멸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본다.  
 

명절(名節)은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어 즐기거나 기념하는 축일을 말한다. 이 말의 유래는 농가월령가에서 "북어 쾌 젓조기로 추석 명일 쉬어보세"라고 하는 구절에서 "명일"이라는 말이 "명절"로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 학자들의 견해이다. 어느 나라나 민족에게 의미가 있는 날들로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날들이 명절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어릴 때인 60여년전만해도 명절이 제법 많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농경민족의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거의 매달 명절이 있었지만 을미개혁(1895년),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과 근대화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명절들이 이름만 남거나 사라졌다. 오늘날에는 설날과 추석만이 국가지정 공휴일로 쉬는 전통적인 명절로 남아있다.

 

코로나, 오미크론, 마스크...경험해 보지 못한 낮선 설 명절에 만감이 교차

 

세배하기, 설에 조상 묘 찾는 미풍도 먼 옛날 이야기

 

우울한 세태 속 '비호감 대통령 선거' 앞 둬...국민 위해 헌신할 지도자 봅는 지혜 절실

 

1896년 1월 1일부터 기념하기 시작한 양력 설날인 새해 첫날은 예로부터 즐겨온 전통 명절은 아니지만 근대 시대에 들여온 새로운 명절이자 신정 당일이 법정공휴일인 기념일로서 매년 기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양력과 음력으로 1월 1일을 동시에 공휴일로 지정해서 명절로 기념하고 있어서 이중과세란 말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말도 사라져버렸다. 
 

그나마 몇 개의 명절은 불교에서 그대로 지켜서 보존하고 있는데 백중(우란분절)과 동지가 대표적이다. 지방에 따라서 단오절을 기념하는 곳도 있으나 미미하다. 
 

올해 임인년 설 명절은 좀 특이한 풍경이 연출됐다. 코로나-19가 아직도 종식되지 않는 가운데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공포 분위기에서 맞는 설 명절은 한마디로 씁쓸한 명절이 되고 말았다. 여기에 대선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아서인지 대선주자들도 동분서주하면서 정신없이 움직였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마스크와 함께 불편한 설 명절을 감내해야 했다.
 

코로나니 오미크론이니 해서 방역에 신경을 쓰다 보니 설 명절이 다가와도 직계혈족마저도 만나는데 제약이 있었고, 먼 친척은 아예 만날 생각조차 없었다. 친족(親族)이란 혈연관계에 있거나 혼인으로 맺어진 사람 중에서 일정한 범위 내의 사람을 말한다.

 

1990년 이전에는 친족의 범위를 부계 8촌, 모계 4촌 이내의 혈족과 남편의 그러한 혈족, 아내의 부모로 규정하였는데, 현재는 부계와 모계, 남편과 아내를 구분하지 않고,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정하고 있다. 이것은 민법 제77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친족은 혈족, 인척, 배우자를 말한다. 혈족에는 자연혈족과 법정혈족이 있다. 자연혈족(自然血族)은 부모, 자녀, 형제자매와 같이 출생에 의해 자연적인 혈연관계가 생긴 사람을 말한다. 다만, 혼인 외의 출생자와 생부와의 관계는 인지를 하여야만 법적으로 혈족으로 법적으로 인정된다. 법정혈족(法定血族)은 자연적인 혈연관계는 없으나 법률에 따라 자연혈족에 준하는 취급을 받는 혈족을 말한다. 현행 민법상 법정혈족은 입양으로 인한 친족관계가 유일하다. 
 

친족관계의 범위는 배우자의 한쪽과 다른 한쪽의 친족 사이의 관계인 인척관계, 부모와 자녀, 조부모와 손자녀처럼 친족 상호 간의 혈통이 상하로 직통하여 이어지는 직계친(直系親)관계, 형제자매, 숙부, 고모, 외숙, 이모와 같이 공동시조를 통해 이어지는 방계친(傍系親)관계까지 포함하면 정말 광범위해진다. 
 

여기에 부모 또는 그와 같은 항렬(行列)이거나 그보다 높은 항렬에 속하는 존속친(尊屬親)이나 자녀 또는 그와 같은 항렬이거나 그보다 낮은 항렬에 속하는 비속친(卑屬親)까지 포함하면 친족관계를 이해하는데도 복잡하다. 
 

요즘 시대에 이런 고리타분한 친족 타령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만은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친족개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절이라고 해도 이런 친족에 대한 관계를 생각하기보다는 직계 가족이나 챙기는 정도에서 끝나고 만다.

 

게다가 요즘은 명절에 반려동물과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고 하겠다. 설 명절에 일가친척 생각하면서 찾아다니며 세배하는 풍속은 이제 찾아보기도 힘들고 조상 묘에 가서 살펴보는 미풍도 먼 옛 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래저래 세상은 변해가고 인심 또한 삭막해져 가고 있다. 이럴 때 국민은 기댈 곳은 정부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에서 정말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주기를 바란다. 역대 대통령 선거 가운데서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가장 높다고 하니, 이제 우리나라도 대통령감이 점점 없어져 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헌법 개정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전혀 터무니없는 주장은 아닌듯하다.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다. 친족관계 마저 변하는 세상에서 무엇인들 변하지 않을 것인가.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고 국민을 위해서 헌신 봉사할 지도력 있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할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안한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 것인지 걱정이 태산 같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