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22 (토)

  • 맑음동두천 -9.2℃
  • 맑음강릉 -1.6℃
  • 맑음서울 -3.7℃
  • 흐림대전 -2.3℃
  • 맑음대구 -3.7℃
  • 맑음울산 -0.7℃
  • 흐림광주 3.0℃
  • 구름조금부산 2.3℃
  • 흐림고창 -0.9℃
  • 구름조금제주 7.8℃
  • 맑음강화 -7.1℃
  • 맑음보은 -6.1℃
  • 맑음금산 -3.7℃
  • 흐림강진군 0.7℃
  • 맑음경주시 -6.1℃
  • 구름많음거제 -0.6℃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오피니언

[보검스님 칼럼] 정치인은 제행무상의 도리를 배워야

보검스님

-인간이 하는 정치행위는 생물과 같다-

URL복사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은 불교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그런데 종교적인 면을 떠나서 이 말은 불변의 진리이다. 제행(諸行)이란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을 의미한다.

 

유의법이라고 하는 것은 인연에 의하여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는 만유일체의 현상으로서의 진리를 말한다. 일체만유(一切萬有)는 현상계의 모든 존재를 말하는데, 이것은 고정불변의 항상(恒常)이 아니라, 인연 따라서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생멸법칙(生滅法則)이라는 무상(無常)의 도리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도리는 불교적 관점이기는 하지만, 종교나 철학을 떠나서 누구나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조각은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한다. 이것을 구름의 조화라고 했다. 구름의 조화란 것은 사실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이다.

 

그래서 “인생도 한 조각구름과 무엇이 다른가?” 라고 했다. 조선시대 고승 서산대사가 지은 《운수단(雲水壇)》이란 책에도 실려 있는 구절인데;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삶은 한 조각 뜬구름 일어남이요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 스러짐이니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뜬구름이 본래 실체가 없듯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

삶과 죽음도 실체 없기는 마찬가지라

 

독유일물상독로(獨有一物常獨露)

다만 한 무엇이 항상 홀로 나타나

담연불수어생사(澹然不隨於生死)

담담히 삶에도 죽음에도 매이지 않네

 

이 시의 원작자는 고려 말기 무학대사의 제자인 함허 기화(涵虛 己和, 1376~1433)라고 하는데, 그의 《함허당득통화상어록(涵虛堂得通和尙語錄)》 <위비돈영가하어(爲匪豚靈駕下語)>의 내용에서 처음 확인된다. 서산대사는 조선 중기의 고승이기 때문에 고려 말기 시대 고승의 시를 인용하여 사용했겠지만, 너무나 공감했기에 자신의 저서에 수록했을 것이다.

 

불교에서 운수(雲水)란 출가한 승려를 상징한다. 특히 걸림 없이 욕심 부리지 않고 무소유(無所有)로 구름처럼 물처럼 살아가는 선승(禪僧)을 말하는데, 한마디로 집착하지 말고 수행에만 매진하라는 뜻이다.

서산대사는 이 게송을 가사(歌詞)로 사용해서 죽은 영가들에게 법문으로 들려주었다.

 

무상의 도리를 이야기 하다가 서산대사 까지 언급하게 됐는데, 이 게송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라는 죽고 사는 생사문제를 이렇게 구름에 비유하여 시로써 읊은 것이다.

 

그래서 일체만유는 인연에 의하여 생멸의 법칙을 따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의 일이란 이처럼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하는 유위(有爲)의 반복인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현상 뿐 아니라 인간사 모든 것이 이처럼 무상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요사이 ‘국민의 힘’의 선거본부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면서 무상의 도리를 배우게 되는데, 이래서 “정치는 생물이다”라고 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도리는 불교에서는 삼법인(三法印)의 하나라고 하는데, 불교의 교의(敎義)를 요약하여 제시한 기치 또는 슬로건이다. 법인(法印)이란, 법의 도장이라는 뜻으로, 진짜를 의미한다. 삼법인은 일체개고(一切皆苦)·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의 세 가지를 말하는데, 최초의 삼법인에 열반적정을 추가하여 일체개

 

고·제행무상·제법무아·열반적정을 사법인(四法印)이라고도 한다.

일체개고(一切皆苦)는 모든 것은 괴로움이다. 고오타마 붓다가 현실세계의 인간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직시(直視)하여 얻은 진리로써 모든 것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뜻대로 하고 싶다는 자기모순적인 욕망이 인간의 내면에 감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무아(無我)란 이론적으로는 고정적·불변적인 실체로서의 아(我)가 없다는 것이다. 일체의 유위법(有爲法)을 실체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실천적 의미를 뜻한다. 일체만유는 자기라는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이것을 제법무아(諸法無我)로 말한 것이다.

 

모든 것은 불교에서는 번뇌에 속박된 현상 세계를 차안(此岸:이 언덕)이라 하고 열반의 세계를 피안(彼岸:저 언덕)이라고도 한다. 열반은 번뇌의 불을 꺼서 깨우침의 지혜를 완성하고 완전한 정신의 평안함에 놓인 상태를 뜻하는데, 불교의 수행과 최고의 이상향인 완성된 깨달음의 세계를 뜻한다. 열반의 이상경(理想境)은 일체의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解脫) 있으므로 적정(寂靜)한 것이라 하여 열반적정(涅槃寂靜)이라고 말한다.

 

정치인은 지식보다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현실을 꿰뚫는 통찰력과 촉감(觸感)이 뛰어나야 하고 세상 돌아가는 민심을 즉각 파악하는 동물적 감각이 필요하다. 인기가 좀 있다고 해서 자만하면 안 된다. 일이 여의하지 않으면 멈출 줄도 알아야 하고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버릴 줄도 아는 제행무상의 도리를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