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정책.현장 합의점 찾아가는 과도기"...탁상행정 빈축
아시아 농산물수출 허브를 꿈꾸는 새만금 내 농업용지 개발 사업을 놓고 정부와 기업이 엇박자로 가고 있다.
정부는 올해 방수제와 농업용지 조성공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대형 영농법인의 실질적인 투자에 팔을 걷고 나선 반면 기업들은 기반시설 부족과 농민들의 반대여론 등의 이유로 시기상조라며 투자를 꺼리고 있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에 따르면 1991년 시작된 새만금사업은 착공 14년 5개월 만인 2006년 방조제가 완공됐다. 그 길이가 약 34㎞, 서울 면적 3분의 2크기인 401㎢에 달하는 광활한 땅이다. 환경단체 등 반발로 수차례 계획 변경의 진통을 거듭해 당초 100% 농업용지로 계획은 지난 2008년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농지 규모를 전체 중 30%로 줄여 선진농업용지와 생태ㆍ환경용지, 농촌도시용지 등으로 농업 관련 부지가 결정됐다.
새만금 농업용지는 사업비용 약 1조5000억원 규모가 투입돼 2020년까지 7개 공구로 나눠 전체 85.7㎢의 넓이를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는 새만금 방수제 공사에 국비 1170억원, 농업용지 조성공사에 950억원이 각각 반영됨에 따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농식품부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방수제 전체 구간 중 80%가 완공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농지조성을 위한 기분구축 사업에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제 심포항 주변 5공구(15.1㎢)는 2013년 6월 착공해 2016년부터는 실제 영농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내다보고 있다. 나머지 농업용지(7,057㏊)와 생태ㆍ환경용지 등은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착공해 2020년까지는 완공할 계획이다.
새만금 농업단지 5공구에는 대규모 농업회사 3곳이 유리온실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투자협약이 체결돼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10년 4월 동부팜한농과 농산무역, 대상 초록마을 등 농업회사들과 협약을 맺고 토마토 및 파프리카, 유기한우와 사료작물을 생산하는 농업단지로 조성키로 했다.
그러나 농업용지에 투자키로 한 대기업들이 소극적이어서 실질적인 투자자가 이뤄질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이들 기업을은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에 따른 기반시설 부족과 대기업의 농업진출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여론은 상당한 부담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MB정부가 '농업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대기업의 농업진출 논란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북농민단체연합회(이하 연합회)는 28일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TA보다 더 큰 위협은 바로 대기업의 농업 진출이다”면서 “농업을 붕괴시키고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즉각 중단되야 한다”고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엽합회는 "전북도의 새만금 단지에 몇몇 대기업들이 농식품 수출이라는 명분으로 대규모 농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영산강 간척사업에도 대규모 영농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우려, 대기업 농업 진출 규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농민들이 모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기업이 농업 생산 현장에 진출했을 때 그 결과는 농민 없는 농업으로, 농촌 없는 농업으로, 농업 붕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 사실이라며 정부에 대기업 농업 진출 규제 법안을 즉각 마련 ▲대기업의 농업 장악 음모 수직계열화 위탁사업 즉각 중단 ▲대기업 농업 진출의 빌미가 되는 농·축협 위탁사업 폐지"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기업은 농자재 및 축산자재 시장뿐만 아니라 생산과 유통, 소비자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며 “게다가 농업의 전·후방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것을 무기로 농업 생산 현장까지 침투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새만금 농업단지 5공구에 2057억원을 투자키로 한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3월 새만금 유리온실 등 대규모 복합영농단지 사업을 접기로 했다. 대기업의 농산물 생산에 대한 농민단체들의 반발을 수용한 결과다.
동부팜한농 관계자는 "화옹 유리온실 사업을 시작했다가 기업이 영농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이 컸다"며 "농민들의 반발이 해소된다면 새만금 사업 진행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새만금 사업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농식품부에서는 동부에서 사업을 추진하기를 원하고 요청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반발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투자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상그룹의 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은 새만금 농업용지 조성 사업이 중단 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2010년 협약 당시 초록마을은 8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초록마을 관계자는 "새만금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며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것이지, 농업에 진출한다고 볼수 없으며 현재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사업 진행 여부는 현재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올해 새만금 공사에 국비 1170억원, 농업용지 조성공사에 950억원을 투입해 2016년 이후 기업들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농식품부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답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 이후로 새만금 농업용지 지역에 이들 기업이 입주해 영농 의사가 있는 걸로 MOU 체결이 됐고 농식품부는 예산을 확보해 농지조성사업을 하고 있다"며 "금년 연말까지 700㏊에 대해 농지조성 작업을 완성한다는 목료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동부팜한농과 MOU는 아직 유효하다"며 "2년전부터 농민들의 반대 움직임이 있는데 조만간 업체들과 이 부분애 대해 사전 미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정책과 현장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