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구재숙 기자] 우리나라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들의 비타민 B6 섭취량이 권장량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타민 D, 엽산 등 필수 영양소의 기준치 대비 섭취량은 적었고 나트륨 섭취량은 기준보다 많았다.
8일 한국모자보건학회 학회지 최신호에는 이런 내용의 '고령 임부의 영양 섭취 실태 조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35세 이상 임부 538명을 대상으로 평일 1일, 주말 1일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식재료 등과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3천38㎎이었다. 이는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섭취 기준인 2천300㎎의 132.1%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식습관을 살펴본 결과 국·찌개류, 김치, 라면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비타민 등 영양소는 섭취 비율이 낮았다.
대상자들의 1일 평균 비타민 B6 섭취량은 0.15㎎으로 권장량인 2.2㎎의 3.8%에 불과했다. 비타민D는 1.61㎍으로 기준량의 16.1%, 엽산은 201.1㎍으로 32.4%였다.
연구진은 특히 선행 연구 결과에서의 비(非)고령 임부 영양소 섭취 현황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 대상자인 고령 임부들이 비고령 임부보다 나트륨을 더 많이 섭취하고 비타민 D와 엽산을 덜 섭취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령 임부의 이러한 영양소 결핍이 임부와 태아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영양 섭취 관련 내용 등 임신기 건강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금치 등에 많이 함유된 비타민 B6는 적정량 섭취하면 태아의 선천성 기형 위험을 줄이며 비타민 B6 결핍은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부의 비타민 D 결핍은 임신성 고혈압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태아 성장 지연, 신생아 저칼슘혈증, 선천성 구루병 등과도 연관이 있다. 다만 과잉 섭취하면 반대로 신장 결석 등이 발생하므로 1일 최대 섭취량이 100㎍을 넘지 않도록 한다.
엽산 또한 DNA 합성과 세포 분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태아 신경 발달을 위해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한편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임신성 고혈압, '임신중독증'으로 알려진 자간전증(임신 20주 이후의 고혈압·단백뇨 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구진은 "2023년 기준 우리나라 평균 출산 연령은 33.64세였으며 35세 이상 고령 임부에 의한 출산은 전체 출산의 약 36.27%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고령 임부를 위한 맞춤형 영양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