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양유업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논란이 된 바 있는 본사와 대리점 간 '갑을 관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동반위가 식품업체에 칼을 빼들었다.
남양유업, 국순당에 이어 최근 베지밀로 유명한 두유 업계 1위 정식품이 대리점에 제품 떠넘기로 불리는 일명 '밀어내기'를 일삼아온 사실이 적발되자 본사-대리점 영업 관행 체감도 조사라는 카드를 내논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안충영)는 식품 및 주류 대기업과 대리점 사이의 갑을 관계에 대한 체감도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충영 동반위원장은 3일 오후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최근 식품 및 주류 업체와 대리점 사이에 갑을관계가 재연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대리점을 대상으로 본사에 대한 갑을관계 체감도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국내 대리점 수가 일정 수 이상인 식품이나 주류 업체이며 조사는 이들 업체와 거래하는 대리점을 상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동반위는 올해 안으로 체감도 조사 문항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 초 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사 결과를 외부에 공개할지는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종국 동반위 사무총장은 “갑을문화가 시작된 게 본사와 대리점 관계다. 공정위에서 표준약관 도입했지만 거래관행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리점 50개 이상을 둔 10여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동반위에서 자체적으로 대리점 샘플을 받아서 조사하는 방식을 구상중이며 이들 대기업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설문을 개발중"이라며 "남양과 농심 등 동반성장지수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을 설문 대상에 포함시킬지는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또 "공정위와 함께 한다면 대기업의 평가로 보여지기 때문에 동반위 자체적으로 할 계획"이라며 “해가 바뀌면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년 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던 막걸리는 이달 안으로 적합업종에서 해제된다. 대신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던 막걸리의 경우 이달 적합업종에서 해제하고 국순당 등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자율협약을 맺고 공동브랜드화,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상생을 유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막걸리는 기존 권고안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에 대한 확장자제 권고를 유지하되 중소기업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합의하고 있다”며 “막걸리를 포함한 재합의 품목과 신규 품목에 대한 논의를 신속하게 진행해 연말 안으로 결론을 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