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숙 의원, '정부부처-산하기관-업계'간 유착관계 형성 우려

'관피아'(관료 + 마피아)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라 지적이다. 이들은 산하기관 기관장이나 이익단체 임원으로 재취업해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퇴직 공무원의 취업 제한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최근 10년간 4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퇴직자 474명 중 30.4%에 해당하는 144명이 산하기관, 이익단체, 유관 사기업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출신 재취업자 52명 중 10명이 기관장 직책을 맡고 있다. 복지부 차관을 지낸 송 모씨와 강 모씨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직에, 정책홍보관리실장을 끝으로 옷을 벗은 이 모씨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을 맡았다.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의 경우는 역대 원장 3명 모두 보건복지부 출신 인사였다.
지난 10년간 퇴직한 4급 이상 공무원 출신 산하기관 기관장 현황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재취업을 하는 사례도 빈발했다. 복지부 감사담당관을 끝으로 물러난 한 고위관료는 퇴임 일주일 만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이사에 재취직했다.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을 지낸 복지부 관료는 퇴임 다음날에 건강보험공단 기획이사에 취임한 것으로 김 의원실 조사 결과 드러났다.
식약처의 낙하산 인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퇴직자 92명의 경우 산하기관 재취업은 11명(12.0%), 타 기관 재취업은 81명(88.0%)으로 이익단체나 관련 사기업에 더 많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청장을 지낸 유 모씨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 원장직에, 부산지방청장을 지낸 지낸 윤 모씨는 한국식품산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중국대사관 주재관을 끝으로 옷을 벗은 식약처 한 모씨는 퇴직 후 두 달 만에 셀트리온의 부사장직을, 대구지방청장을 지낸 이 모씨는 바이오코아의 부회장직을 맡았다.
식약처 출신 타 기관 임원 현황

산하기관 외 타 기관 재취업자는 대부분 고위 임원직을 맡아 공직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과 인맥으로 많은 식품·의약품분야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등 대외업무를 전담하는 경우가 많다.
김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처 출신 임원들의 대외 활동으로‘정부부처-산하기관-업계’간 유착관계가 형성돼 부실한 규제 이행 등으로 국민의 건강과 먹거리에 위해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복지부 및 식약처 공무원들의 낙하산이 횡행하는 것은 이들 부처가 산하기관의 임직원 임명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공직자윤리법의 제도적 결함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을 3년으로 늘리고 제한 대상기관도 확대한 정부의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 채용을 시작으로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17개의 부처는 관피아 척결을 위해 함께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