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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식품의약품안전처, 마피아 도 넘은 '전관예우'

고위직 90% 식품산업협회 등 유관.이익단체 재취업
업계이익 로비창구 역할 우려..."먹거리 안전 위협"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의 부패고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먹거리와 의약품 안전을 책임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식피아'(식약처+마피아)를 양산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은 식약처로부터 받은 '최근 10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퇴직자 재취업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93명 중 89%에 해당하는 83명이 유관기관이나 이익단체, 관련 사기업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이 중 14명은 세월호에 대한 안전검사를 허위로 진행한 한국선급처럼 식품이나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안전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유관기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17명은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의료기기산업협회 등 이익단체 임원으로 재취업했다.


식품산업협회 윤영식 상근부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 관료 출신으로 보건사회부 약정국 약품수급담당관실, 마약관리과, 식약처 의약품안전과,  대구·경인·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했다.
 

건강기능식품 표시.광고 심의, 교육, 정책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는 김수창 전 식약처 건강기능식품기준과장이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에는 이광순 전 대구식약청장이 상근부회장으로 지난해 3월 임명돼 근무하고 있다. 이광순 상근부회장은 1981년 보건복지부 부녀복지과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98년부터 식약청으로 자리를 옮겨 공보담당관실, 서울·부산·경인지방청에서 근무하다 협회로 옮기기 직전까지 대구식약청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에는 김영찬 전 경인식약청장이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의약품수출입협회는 의약품과 화장품 등의 수출진흥 및 수입관리,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단체다.
 

식약처 4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 중 이익단체 현황 (2005~2014.4)


사기업체로 재취업한 이들도 25명에 달했다. 2013년 한 해만 4급 이상 퇴직자 12명 중 4명이 제약업체나 백신개발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10년 동안 정부의 재취업 심사를 받은 경우는 2건으로 모두 취업가능 판정을 받았다.


김 의원은 이들 단체의 경우 대기업이 주된 회원사로서 주된 업무가 이들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인데다가 대부분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식약처가 식·의약품·의료기기 업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에 능동적이고 공정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내용을 살펴보면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는 멜라민 문제와 관련해 영아 사망 소식을 누락한 채 식약처(당시 식약청)에 보고했고 이후로도 식약처는‘멜라민,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자료를 통해 사실을 일부 왜곡하면서까지‘염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변한 바 있다.


관련 업계나 단체에서도 식약처 퇴직 공무원들의 산하 기관이나 단체 재취업 관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전직 공무원이 임명되면서 장기간 근무한 소속 직원이 승진 기회를 발탁 당하거나 업무 갈등을 빚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고위 공직자를 임원으로 영입해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맡기고 공직자들은 고액 연봉을 받으며 재취업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공무원이 퇴직 후 2년간 영리 목적 사기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관기관에 대해선 별도 규정이 없는 상태다.


김 의원은 "세월호 사고 이후 온 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지금, 한국형 마피아 관료들로 인해 더 이상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료집단과 이익집단간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2014.4월 식약처 4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