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경제

농식품부.식약처, 예산 '제멋대로'

국가곡물조달시스템사업 586억 사장 위기
개방형 시험실 설치 공사비 부당 집행 등

감사원, '예산 과다 편성' 및 '목적외 사용' 등 148건 적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가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없이 예산만 우선 편성해 587억원이 사장 위기에 처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정승)는 단체급식소의 식중독 예방을 위한 염소소독기 구입 예산을 낭비하고 개방형 시험실 설치 예산을 부당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 등 38개 중앙 부처와 46개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재정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148건의 예산 낭비 및 비효율 집행 사례를 적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안정적인 곡물 공급을 위해 2011~2013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재수)에 총 642억원을 출자, 미국 내 곡물유통기업의 인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농식품부와 유통공사는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하기 전까지 해외에서 곡물 엘리베이터 기업을 인수한 경험이 없는 만큼 사업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산부터 편성함으로써 2년간 시장조사에 55억원을 사용하고도 인수 가능한 기업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남은 출자금 587억원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감사원은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의 계속 여부를 재검토해 출자금을 회수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또 정확한 소요 예산에 대한 검토도 없이 일단 많이 편성하고 보자는 관행도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농식품부는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을 위한 '조사료 생산 지원사업'의 집행률이 2011년 이후 56~80%선에 그쳤는데도 예산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이 사업에 배정됐다가 쓰지 않은 예산은 1201억원에 달한다.


식약처는 필요 이상의 예산을 과다하게 집행해 적발됐다.


식약처는는 학교와 어린이집 등 지하수를 사용하는 단체급식소의 식중독 예방을 위해 2012~2013년 55억원의 예산을 들여 '염소소독기' 1564대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들 시설의 지하수 사용량이 하루 10t 이하인데도 식약처는 하루 300t 규모의 동력.액체형 제품인 고사양 제품을 구매해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는 또 예산에 편성되지 않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신규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노후 시험장비 교체비에서 예산을 집행하는 등 예산 요구.편성 과정에서 일괄적으로 내용연수가 만료되는 노후 시험장비 344개를 교체하는 것으로 예산을 요구한 후 예산 집행 시에는 노후 시험장비 134개만 교체하고 나머지는 신규 시험 장비를 구매하는 용도로 집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2년 예산으로 신규 취득한 세포독성 시험용 장비 '마이크로플레이트 세척기'를 취득 후 15개월이 경과한 지난해 11월 감사일 현재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포함해 신규 취득한 장비 3개를 취득 이후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5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등 불요불급한 장비를 구입해 장기간 사장시켰다.


이 외에도 식약처는 한약재 제조업체들이 무상으로 성분분석 장비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시험실 설치.운영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험실 설치 공사비를 부담하기로 한 사단법인 00에서 비용을 부담하지 않자 직접 시험실 설치공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사업 내용을 변경한 후 기획재정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한 시설비로 전용하지 않고 집행 과목이 맞지 않는 시설장비유지비 세목을 신설해 전용한 후 공사비를 부당 집행했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방제장비 구매 예산 13억원 중 3억원 가량을 계획에 없던 순찰용 차량 21대를 구매하는데 사용키도 했다.


해경은 또 지난 2012년에는 탄약구입비로 9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이를 내버려둔채 노후함정 교체 및 대형함정 건조사업의 낙찰차액으로 들어온 돈 9억원을 40㎜ 함포용 탄약 구입에 사용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완료예정인 '권역별 전문질환센터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설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91억원의 장비구입 비용을 교부해 예산이 전액 이월됐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와 관련해 해당 기관들에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 관행과 관련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