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산서구 한 고등학교에서 지난 12일 수백명의 학생이 집단으로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여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14일 일산서구보건소에 따르면 1660명의 급식을 먹은 학생중 140여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치료를 받거나 결석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알게돼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급식을 중단했다.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이 조사한 결과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140여명이 가운데 설사나 구토 증상이 6차례 이상 나타난 심각한 학생이 6명, 비슷한 증상이 2∼3회 이상 나타난 학생은 50명가량으로 조사됐다.
입원한 학생은 없으며 12일 병원치료를 받거나 결석했다. 특정 학년이나 학급이 아닌 전체 54학급에서 골고루 발생했다.
학교 측은 12일부터 점심 급식을 전면 중단했고 학생들은 오전 수업을 마치고 귀가했다. 3학년 학생들은 시험 기간이어서 모두 일찍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우선 증상이 심각한 학생 6명에 대해 검체를 채취한 결과 황색포도알균이 나와 조리사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정밀 조사하고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이라고 알려진 이 세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 중 하나다.
학교 측은 지난 11일 점심을 먹은 이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교는 11일 학생들에게 점심으로 잡곡밥과 만둣국, 숙주나물무침, 돼지고기 훈제, 배추김치를 제공했으며 저녁에는 현미밥, 순두부찌게,탕평채, 치커리상추무침, 수제떡갈비를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12일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난 서울 영등포의 선유중학교와 같은 업체인 동원농산교역에서 김치를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유중학교는 학생 177명이 점심 급식 후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이 학교는 12일 오전 식중독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날 오후 보건 당국에 신고해 늑장 신고 논란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