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만감류 과일이 오렌지 매출을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만감(滿柑)류란 나무에서 완전히 익도록 오래 두었다가 따는 밀감이란 뜻으로 일반 밀감보다 크고 껍질이 두꺼워 ‘한국 오렌지’라고 불리며 한라봉, 진지향, 레드향 등 교잡종 과일이 주로 포함된다.
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만감류의 1~2월 매출은 오렌지 매출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생겨 오렌지 매출을 79.8% 가량 앞섰다.
만감류의 지난해 1~2월 대비 매출 신장률도 3.5배(267.9%)를 넘은 반면 오렌지는 전년대비 27.9% 줄어들었다.
오렌지는 냉해 피해로 물량은 줄고 가격은 오른 반면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등 만감류의 경우 작황이 좋아 물량 늘고 가격은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롯데마트는 분석했다.
실제로,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만감류의 누계 출하량은 1만 5000톤 가량으로 평균 40% 이상 늘어났으며 특히 레드향은 작년보다 2배 이상(118.9%) 늘어난 1800톤 이상이 출하됐으며 이에 따라 한라봉 등 만감류 과일의 가격은 2월 들어 최대 26% 까지 떨어졌다.
반면 냉해 피해를 입은 오렌지의 경우, 만감류와는 상황이 정 반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오렌지 수입량은 412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인 8,205톤보다 49.7% 가량 줄었다.
그러나 현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금액은 수입량 축소폭(-49.7%)보다 덜한 -36.6% 가량 줄어든 664만 4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렇듯 오렌지 전체 수입량이 줄면서 국내 가격도 상승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월달 오렌지(18kg/상) 도매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 높은 5만2915원에 거래됐다.
롯데마트는 한라봉을 포함한 만감류의 매출 호조세는 지난해 노지 감귤이 제주 가뭄의 영향으로 물량 및 품질에 타격을 받아 매출이 16.6% 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해도 눈길을 끌고 있으며 이 같은 까닭은 만감류 대부분이 노지가 아닌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경환 롯데마트 과일팀장은 “신토불이 만감류 매출이 수입 과일 대표주자인 오렌지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또 다른 만감류인 ‘진지향’도 4월경부터 취급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만감류의 매출 호조세는 지속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12일까지 ‘제주 천혜향(6~8入/1박스)’을 시세 대비 20% 가량 저렴한 9900원에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