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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75%는 중장년, '낀 세대'의 비극

"고독사 할 것 같다" 중장년 절반 육박…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

[문화투데이 황재연 기자]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장년층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속에서 스러져가고 있다.

 

최근 7년간 발생한 고독사 사망자 4명 중 3명이 40∼60대 중장년층이지만 이들을 위한 정부의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청년이나 노년층에 비해 정책적 관심에서 소외된 '낀 세대'의 비극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 자료와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고독사 사망자 2만1천897명 중 74.8%가 40∼60대에 집중됐다. 구체적으로는 50대가 31.1%로 가장 많았고, 60대(27.9%), 40대(15.8%)가 그 뒤를 이었다.

 

사회적으로 가장 활발해야 할 나이에 실직, 가족관계 단절 등 복합적인 위기를 겪으며 사회적 관계망에서 이탈하는 중장년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스로 고독사를 예감하는 중장년도 많다.

 

지난해 재단법인 돌봄과미래가 45∼69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3.1%가 '본인이 고독사할 가능성이 70%가 넘는다'고 답했으며, '50∼70%'라고 답한 비율도 24.3%에 달했다. 또 이들 중 84%가 국가나 사회의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고립·은둔 실태조사는 청년층에만 집중돼 있다.

 

인천, 광주, 대전 등 일부 지역에서 '청중장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바 있지만, 중장년층만을 독립적인 대상으로 삼아 심도 있게 분석한 조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조사 주체마다 대상 연령이나 기준, 방식도 제각각이라 일관된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실제로 복지부는 2023년에 청년을 대상으로 한 고립·은둔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정작 고독사 핵심 위험군인 중장년층에 대한 통계자료는 없다고 올해 1월 공식적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추진되는 정책이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이나 영국이 16세 이상 전 연령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정책 수립의 핵심 근거로 활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서둘러 중장년층을 포함한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한 통합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통신, 금융, 건강보험 등 각종 행정 데이터를 연계한 빅데이터 기반의 위기군 발굴·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위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지원 서비스를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데이터를 공유하는 협력 체계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복지부와 국가데이터처 등 관계 부처가 데이터를 함께 등록하고 공유하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협력하는 기반 위에서만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