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투데이 장은영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폭염과 폭우로 인해 농축산물 생육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6일 관계기관, 유통기업 등과 점검 회의를 열어 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달 농축산물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이상 기후 여파로 농축산물 생육 부진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품목별로 보면 전날 기준 쌀 소매가격은 20㎏에 5만8천716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가격이 각각 13.9%, 12.6%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 유통업체가 원료곡 확보에 문제를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 달 30일까지 쌀 20㎏를 구매하면 3천원을 할인해주는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행사 기간은 산지 쌀값 동향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이달 출하되는 배추의 경우 재배 면적 자체가 감소한 데다 작황도 부진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지 유통인과 김치업체 등이 봄배추 저장량을 작년보다 5% 늘린 만큼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정부 가용물량 2만6천800t(톤)을 활용해 도매 시장에 매일 200∼300t씩 공급할 예정이다.
일일 공급량은 지난달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고, 이달 가락시장 반입량의 50∼70%에 해당한다.
농식품부는 또 폭우로 인한 유실 피해에 대비해 예비묘 230만주를 공급할 예정이다.
시금치, 열무 등은 고온이 지속돼 생육 부진으로 가격이 올랐다.
조생종 사과는 지난 5∼6월 강수량이 부족했고 이후 폭염이 이어지며 생육이 지연돼, 이달 출하 물량이 줄었다.
다만 전체 사과 생산량은 작년과 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추석을 앞둔 성수기에는 사과 공급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무와 당근, 양배추는 재배 면적이 늘어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오이, 애호박 등 과채도 산지 작황이 양호해 출하량이 늘었다.
농식품부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인 수박도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물 중 한우 가격은 평년보다 낮고 작년보다는 높다. 부위별로 보면 소비쿠폰 지급으로 수요가 증가한 등심은 가격이 상승세지만, 설도와 양지 등은 가격이 하락세다.
농식품부는 한우 수요 증가에 대비해 농협 물량 등을 활용해 공급량을 평시보다 30% 이상 확대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돼지고기는 폭염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등으로 가격이 소폭 올랐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과 목살 재고는 작년보다 많아 수급이 안정적인 상황이다.
닭고기는 공급량이 작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돼 이달 중순부터 수입 물량이 국내에서 유통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계란은 생산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란계 농가는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케이지 사육 면적 확대에 대응해 연초부터 산란계 입식량을 늘려왔다. 농식품부는 이 산란계가 본격적으로 계란 생산을 시작하는 9월 이후 가격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공식품은 수입 원재료 할당 관세 적용 품목을 늘리고 국산 농산물 원료 구매자금 지원 규모를 확대해 업체의 원가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가공·유통업체와 협업해 할인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외식업체의 배달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수수료가 저렴한 공공 배달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 행사를 지속한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폭염, 폭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에도 농축산물의 수급 상황이 급변하지 않도록 산지부터 소비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리스크(위험)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