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의약품안전청(ANSM)이 의료용 대마를 임상 시험한 결과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된 통증과 경련을 효과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의약품안전청은 2021년 3월부터 전국 2천4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용 대마를 임상 시험했다. 이 가운데 309명은 통증을 동반한 강직성 경련 환자로, 이들은 경구용 대마초 오일을 투여받았다.
그 결과 치료 시작 후 3개월 만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통증, 경련, 불안이 감소하는 등 증상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리옹 대학병원의 신경과 의사 프랑수아즈 뒤랑 뒤비에 박사는 "의료용 대마는 신경계에 존재하는 카나비노이드 수용체에 작용해 신경과 근육 간 연결을 조절함으로써 다발성 경화증이 유발하는 근육 긴장과 통증을 줄인다"며 "환자의 60% 이상이 상태가 개선됐다. 이는 의미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여 용량은 마리화나 한 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고 설명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 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으로 근육 약화, 부분 마비, 시야 장애, 저림, 통증, 극심한 피로, 인지 장애 등을 유발한다.
임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후기도 좋다.
2005년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은 장 뤼크는 "근육 경직이 줄고 경련이 덜하며 특히 다리의 근력이 향상됐다"며 "기적적이진 않지만 내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밤에 2시간마다 깼지만 지금은 한 번만 깨어난다. 또 손바닥을 다시 펼칠 수 있게 됐다. 즉 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며 "이제는 이 치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소화장애, 메스꺼움, 억제력 상실, 약간의 흥분 상태 등의 부작용도 발견됐다.
프랑스가 의료용 대마를 합법적으로 의료 시장에서 활용하려면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뒤비에 박사는 "6월에 EU 집행위원회에 승인 요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